문자 간편 제보(사진=경찰청)
그간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용중지’ 조치를 해왔다. 그러나 신고 접수 이후 해당 전화번호를 실제 정지하기까지 2일 이상 소요돼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범죄의 약 75%가 최초 미끼 문자나 전화를 수신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범죄 이용 전화번호가 신속하게 차단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국민에게 도달되는 모든 피싱 전화·문자가 SKT, KT, LGU+ 등 국내 3사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협력 방안을 고안했다.
그결과 휴대전화 제조사, 통신사와 협력해 피싱 등 범죄에 이용 중인 전화번호가 통신망에 접근하면 이를 초기에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경찰청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2024년 12월부터 삼성 스마트폰에 ‘간편제보’ 기능을 구현했다. 이용자가 피싱 문자를 길게 누르거나 통화 내역을 선택하면 ‘피싱으로 신고’ 버튼이 현출되고 이를 누르면 별도의 절차 없이 즉시 피싱 의심 전화·문자를 제보할 수 있다.
특히 통화녹음 기능이 활성화된 경우 피싱범과의 음성통화 내용도 간편하게 제보해 범죄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이용자는 스마트폰의 통화 설정에서 ‘통화녹음’ 기능을 미리 활성화해 둘 것을 권고했다.
간편제보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누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누리집’에 접속해 범죄 의심 문자나 전화를 제보할 수 있으며, 간편제보와 누리집을 통해 들어온 제보는 모두 통합대응단으로 전송된다.
통합대응단에서 간편제보와 누리집을 통해 제보받은 전화번호를 분석해 범죄에 이용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에 대해 차단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해당 전화번호를 즉시 7일간 차단한다.
차단 이후에는 범죄자가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미끼문자를 보낼 수 없는 것은 물론, 미끼문자를 받은 사람이 나중에 확인하고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더라도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임시 차단된 전화번호는 추가 분석을 거쳐 완전히 이용중지된다.
경찰은 긴급차단이 가장 최소한의 절차와 시간으로 범행을 빠르게 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앞서 통합대응단은 긴급차단 시행에 따른 오차단율을 줄이기 위해 약 3주간 시범 운영도 실시했다. 피싱 등 범죄가 아님에도 국민이 오인 제보한 건에 대해서는 차단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비하고, 오인신고로 인한 차단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병행했다.
시범운영 결과 통합대응단에서는 총접수된 14만5027건의 제보 중 중복·오인 제보 등을 제외한 5249개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오인이 아닌 악의적 허위 제보나 장난성 제보는 특정 개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되므로 자제해 주길 요청드린다”며 “만약 피싱 의심 문자나 전화를 받으면 클릭하거나 응대하지 말고 간편제보와 더불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또는 112로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