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간이랑 처음 살아봐요"…1000만 조회수 넘긴 유기견 적응기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3일, 오전 10:00

보령 보호소에서 금돌이를 처음 만난 날과 최근 금돌이 모습(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나 인간이랑 처음 살아봐요. 인간이랑 살려면 많이 배워야 한대요.
한때 안락사를 앞두고 작은 우리 안에서 떨고 있던 금돌이.

지금 그는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며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견생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보호소 출신 강아지의 시점에서 세상을 배워가는 하루하루를 담은 영상은 보는 이들에게 미소와 눈물, 그리고 깊은 따뜻함을 건넨다. 금돌이의 변화는 곧 또 다른 생명의 희망이 되고, 따뜻한 입양 문화를 확산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첫째 온돌이가 남긴 자리, 금돌이가 채우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보호자의 첫 반려견 온돌이의 구조 전 모습과 입양 후 모습(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23일 금돌이 보호자에 따르면, 금돌이가 가족이 된 배경에는 아픈 이별이 있었다. 부부가 먼저 품었던 첫 반려견 온돌이는 유기견 출신으로 림프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보호자는 "온돌이가 떠난 뒤 물건을 치우면서도, 언젠가 올 둘째를 위해 큰 가구만큼은 버리지 못했다"며 "그럴 거라면 한 생명이라도 더 빨리 데려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아이가 충남 보령 보호소에 있던 금돌이었다.

인연은 보호소 케이지에 들어가 있는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됐다. 보령 보호소까지는 왕복 6시간, 금돌이는 그렇게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오게 됐다.

보호자는 보령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금돌이의 사진 한 장을 보고 입양을 결심했다(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금돌이 시점 더빙' 영상, SNS 1000만 조회수
보호자는 요가·웰니스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다. 처음에는 금돌이와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려는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첫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예상치 못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내는 만큼, 유기견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금돌이가 '사람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을 강아지 시점 더빙 영상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금돌이가 가정 생활에 적응해 가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겁이 많아 안기지도 못하던 금돌이가 하루가 다르게 용기를 내 무릎 위에 올라오는 모습, 이불에 실수했다가 차츰 배변 교육에 성공하는 과정, 낯선 소리에 놀라 도망갔다가도 금세 꼬리를 흔들며 적응하는 모습 등, 현실적인 '유기견 적응기'가 그대로 담긴 영상은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짧게는 몇 초, 길어도 1분이 채 되지 않는 영상이었지만, 업로드 1주 만에 팔로워 1만 명, 2주 만에 2만 명을 넘겼고 전체 조회수는 1,000만 회를 돌파했다.

"오마이갓! 인간이랑 살려면 안기는 거 배워야 한대요."

금돌이의 목소리로 더빙된 짧은 문장들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전하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됐다.

5살 추정?…금돌이의 반전 나이
금돌이는 아직 입양 한 달 차의 새내기 반려견이다. 처음에는 안기면 몸을 바짝 굳히던 아이였지만, 지금은 보호자 무릎 위에 척 올라오는 '무릎 강아지'가 됐다.

처음 보는 것, 처음 듣는 소리에는 놀라 도망가기도 하지만, 낯선 곳에서도 5분이면 적응 완료. 사람을 좋아하고, 강아지 친구는 더 좋아해 산책하러 나가면 "오늘은 누구와 인사하나" 눈을 반짝인다.

거울 보기가 취미인 금돌이(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보호소에서 5살 추정이라고 했지만, 동물병원에서 검진 결과 아직 성장판이 다 닫히기 전인 1살로 판명됐다.

보호자는 "금돌이는 하루하루가 새 경험이라 하루를 온몸으로 기대하는 게 느껴진다"며 "작은 장난감 하나에도 '꼬리펠러'가 돌아가는 걸 보면 더 열심히 사랑해 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온돌이도, 금돌이도 사진 한 장으로 만났어요"
금돌이의 영상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영상 말미에 항상 다른 지자체 보호소 유기견의 입양 공고를 소개한다는 점이다.

금돌이의 영상 말미에는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이 소개된다(인스타그램 gold.dol 제공). © 뉴스1

보호자는 "첫째 온돌이도, 금돌이도 보호소 시절 사진 한 장으로 인연을 맺었다"며 "금돌이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또 다른 생명을 만나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이 입소문을 타며, 소개된 유기견에게 '입양하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고, 보호자는 그 순간을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라고 전했다.

보령 보호소에서 작은 몸으로 떨고 있던 금돌이가 이제는 수만 명이 응원하는 사랑둥이로 자리 잡았다.

보호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금돌이가 만든 변화가, 또 다른 아이들의 새출발로 이어지길 바라요. 금돌이의 인간 세상 적응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이 코너는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와 함께합니다. 사연이 채택된 반려동물 보호자에게는 영양 전문 수의사가 직접 레시피를 설계한 프리미엄 자연식 '레이앤이본'을 선물로 드립니다. [해피펫]

해피펫 내새꾸 자랑대회에 참여하시면 반려동물을 위한 선물을 드립니다. ⓒ 뉴스1 이지윤 디자이너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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