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이고 지문에도 오류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진=2026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3번 문항
해당 지문에는 ‘(단순 관점에서는) 해독이 발달되면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으므로 해독 발달 후에는 독서 경험이 독해 능력 발달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고 본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교수는 “지문에서 단순 견해(the simple view of reading) 이론에 대한 설명 일부는 잘못됐다”며 “수능 국어 1~3번 문항은 정답이 두 개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3번 지문이 단순 견해 이론의 ‘언어 이해’ 개념을 잘못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언어 이해는 말로 듣거나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중심 내용 파악하기, 추론하기 등을 포함한다’는 설명은 틀렸다”며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은 이 이론에서 언어 이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이론에서의 ‘언어 이해’는 ‘말로 듣고 이해하는 듣기 능력’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3번 문항은 정답이 두 개로 보인다”며 “틀린 것을 고르라 했으니 이 문제에서 틀린 진술은 3번과 4번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국어 3번 문항을 찬찬히 뜯어보면 갑이 실시한 단순 견해 실험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연구 대상인 A학생은 해독은 잘 되는데 듣기나 읽기 독해가 안 되고, B학생은 글자 해독은 안 되고 결국 글 읽는 독해가 안 된다”며 “3번 선택지가 논란이 되는 진술이다. 애매하지만 틀린 진술”이라고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은평구 은평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험표 배부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끝으로 이 교수는 “대학원생이 다루는 내용이 갑자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능시험에 등장해서 논란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학문 후속 세대나 수험생들을 위해서도 시시비비는 가려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읽기와 언어 관련 이론을 주전공으로 한 학자로, 특히 해당 지문에 나온 고프의 단순 관점을 10년 넘게 연구·강의해왔다.
한편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을 두고 문제 오류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포항공대(포스텍) 인문사회학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이충형 교수는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견해를 다룬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수능 언어(현 국어) 베스트셀러 수험서인 ‘언어(국어)의 기술’을 집필한 스타 강사 이해황씨 역시 같은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평가원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접수를 이달 17일에 이미 마무리했고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