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 오르게 빨간 속옷 입어"...'계엄령 놀이' 공무원, 결국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3일, 오후 07: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강원 양양군이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계엄령 놀이’를 한 7급 공무원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계엄령 놀이’ 논란 강원 양양군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을 폭행하는 장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양양군은 23일 “소속 직원 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씨가 환경미화원들에게 폭행,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에 따르면 A씨는 이른바 ‘계엄령 놀이’라며 자신이 투자한 주식이 떨어지면 환경미화원 한 명을 골라 폭행했다.

또 자신이 산 주식이 올라야 한다며 ‘계엄 시작’이라는 구호와 함께 미화원들에게 빨간 속옷을 입으라는 엽기적인 지시까지 했다.

A씨는 빨간 속옷을 입도록 한 건 서로에 대한 소속감을 위해서라며, ‘계엄령 놀이’에 대해서도 “장난삼아 게임한 것”이란 취지로 해명했다.

피해를 호소한 미화원들은 A씨를 폭행, 강요, 협박 등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고소할 예정이다.

A씨의 갑질이 알려지자 양양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A씨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군은 사건 인지 직후 곧바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업무·공간적으로 분리하고, 2차 피해가 발상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해선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엄정한 인사·징계 조처를 하고, 피해자가 어떤 심리적·업무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모든 과정에 걸쳐 보호 조치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군은 설명했다.

또 피해 직원에게는 전문 상담 기관과 연계한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치유 프로그램 연계, 휴가 지원, 근무 환경 조정 등 종합적인 회복 지원을 추진한다.

군은 조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공백을 막기 위해 기동 인력을 투입해 쓰레기 수거 등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 대상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보복 우려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익명 보호 시스템을 보완하며, 신고자와 피해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차단을 명문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어떠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도 단호히 용납하지 않으며 확인된 사실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철저한 후속 조치와 조직문화 개선으로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관계 기관에 엄정 조치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강 실장이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 경찰 등 관계부처는 협의해 해당 공무원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와 폭행, 협박, 강요 등 범죄행위 조사와 수사를 신속히 착수해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나 상급자의 관리·감독 실태 역시 철저히 감사하거나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행위가 사실이라면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함은 물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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