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신여대, '남학생 입학 반대' 래커칠 시위 학생들 고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4일, 오후 04:59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성신여대 측이 지난해 남학생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래커칠 시위를 벌인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성신여자대학교 돈암수정캠퍼스의 건물에 ‘남학생 입학 반대’를 담은 대자보가 붙어있다. (사진=독자제공)
서울 성북경찰서는 재물손괴 등 혐의로 성신여대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학생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학생들은 최소 3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사건 당시 제3자 고발 건을 포함해 올 4월 학교 측으로부터 받은 고소장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피의자를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 캠퍼스 내부 건물과 바닥 등에 래커칠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국제학부에 한해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성별이 지원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2025학년도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모집요강에 반대하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

당시 학교 측은 재학생 사이에서 ‘남녀공학 반대’ 시위로 번지자 ‘공학 전환을 위해 남학생을 받는 건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현재 성신여대 캠퍼스에는 시위 흔적 대부분이 복구된 상태다. 지난 8월 학교 측은 안내문을 내고 “예산 절감을 위해 훼손된 시설을 교체하지 않고, 세척 작업 위주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4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지출됐다”고 공지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들에게 출석 요구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붉은색 래커 스프레이로 적은 항의 문구가 선명히 남아 있다. (사진=뉴스1)
한편 비슷한 시기 같은 사건으로 논란이 된 동덕여대도 학교 본부가 나서 재학생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동덕여대 학생들도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학교의 기물을 파손하거나 건물 등에 래커칠을 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교 측은 이들을 공동재물손괴, 공동건조물침입,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에 고소를 취하했다. 또 경찰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 혐의들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입건된 동덕여대생 38명 중 22명이 서울 북부지검에 송치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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