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부터 찍어…사진 가져간다 했는데" 이순재와 40년 인연 사진관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5일, 오전 10:57

(황수연 작가 제공)
"이순재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땐 흑백부터 시작해서 사진을 많이 찍어서 드렸죠. 건강하실 때 꼭 방문해서 그동안 찍어놓은 것도 가져간다고 그랬는데, 결국은 못 오시네…"

서울 여의도 옛 MBC 사옥 맞은편 네거리에서 사진관 '쌍마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황수연 작가(65)는 25일 배우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고인은 젊은 시절 쌍마스튜디오를 찾은 이후 줄곧 황 작가의 뷰파인더에 자 몸을 맡겼다. 고인의 흑백 증명사진과 축구하는 청년 시절 모습부터 고인이 연극 '리어왕'에 출연한 2023년의 모습까지 황 작가는 사진으로 남겼다.

황 작가는 "(고인이) 오신다고 통화했는데, 어느 날 갑작스럽게 통화를 못 하게 됐다"며 "작고를 하셨다니, 가슴 한쪽이 멍하고 아리다"고 했다.

황 작가는 "리어왕을 찍으러 갔는데 (고인의) 열정이 대단했다. 사진 찍다 보니까 (고인이) 몇 초간 쓰러졌는데 일어나서 다시 하시더라"며 "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황수연 작가 제공)
그는 농촌 배경 배역부터 왕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는가 하면, 사극부터 현대물, 예능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던 고인의 열정을 치켜세웠다.

황 작가는 고인을 아는 게 많은 이야기꾼으로 기억했다. 그는 "생존해 오면서 봤던 것, 경험해 온 것들을 전부 얘기하는데, 끝이 없이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을 만큼 머릿속이 꽉 차 있다"고 언급했다.

황 작가는 "말 그대로 우리한테 교훈을 준 대한민국의 아버지다. 비빌 언덕이었다. 우리 원로 어르신, 아버지 같은 분이 돌아가시면서 많은 것을 우리한테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마음속에서 잊히지 않는 인물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하늘나라에 가셔도 이승에서처럼 멋지게 사는 인생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최고령 배우였던 고인은 이날 새벽 사망했다. 향년 91세.고인은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쳐오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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