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 2명, 제13회 리영희상 수상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5일, 오후 03:53

지난 6월 국가배상소송 대법원 의견서를 제출한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 씨(왼쪽)와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 씨.(리영희재단 제공)
리영희재단은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학살이 이뤄진 현장에서 생존한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65) 씨와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67) 씨 등 2명을 제13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재단은 수상자들이 "1968년 한국군에 의해 가족 구성원을 잃고 자신들도 중상을 입었던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 생존자"라며 "이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운 좋게 살아났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베트남에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진실 투쟁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며 "개인적 비극을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동력으로 전환해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점을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재단은 전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2023년 2월 승소 판결을 받았고, 올해 1월 항소심에서 이 판결이 유지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상대론 진실규명을 신청했다가 각하 결정을 받은 뒤 불복해 소송을 냈다.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 씨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 정부가 용기를 내어 충실하게 진상조사를 해주길 희망한다"며 "한국의 시민 여러분들도 계속해서 진실을 이야기 해주시고 저희 베트남 피해자들과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 씨는 "혹시라도 저처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요.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우리의 아이들과 후세대들이 계속 이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영희상은 우리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힘쓴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3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린다.

pej86@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