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경사노위, 26년만에 만났다…"신뢰 쌓자"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6:55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지형 위원장이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을 찾아 사회적 대화 참여를 요청했다. 경사노위와 민주노총의 공식 회동은 26년 만이다.

김지형(오른쪽)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을 찾아 양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시대의 난제를 풀어줄 ‘제갈량’들을, 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정중한 마음을 담아 노사정 위원으로 모시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절차적 정의가 생명이고, 절차적 정의는 참여 없이 구현되기 어렵다”며 “참여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어갈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가 민주적인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민주노총과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모든 참여주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사회적 난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많은 신뢰 축적 과정과 논의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우선 민주노총과 정부 간 진행되는 다양한 논의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그것이 서로 간 신뢰로 축적될 때 한 단계 더 발전된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동안 경사노위가 많은 사안들을 다뤄 왔다. 민주노총이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위원장께서 많은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은 약 37분간 진행됐다.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에서 민주노총까지 도보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를 걸어왔다. 그런데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앞으로도 소통하며 신뢰를 쌓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 역시 ‘무기평등의 원칙’을 강조하며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중심으로 국내 노동권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로 시작하는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낭송하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민주노총 측에선 “삼고초려한다고 했는데 두번 더 오실 거냐”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취임식에서 민주노총 복귀를 위해서라면 “삼고초려 그 이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경사노위와 민주노총이 공식 회동한 것은 1999년 민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탈퇴한 이후 26년 만이다. 양측은 이번 회동이 상호 간 신뢰를 쌓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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