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공개한 '구더기' 아내가 발견된 장소다. (사진=JTBC 캡처)
기록에 따르면 남편은 출동한 119 대원에게 “3개월 전부터 양쪽 다리가 괴사돼 구더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의식이 저하돼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부인은 소파에 앉은 채로 발견됐는데 “3개월 동안 앉아서 생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피해자 언니가 이를 보고 “3개월 전부터 그렇게 돼 있는 거 알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어떻게 된 거냐”고 따져 물었지만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시치미를 뚝 떼는 상황이라고 한다.
의료기록지에는 숨지기 직전 몸 상태도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가슴 부위에 공기가 들어차고 양다리는 썩었으며 온갖 장기가 제 기능을 멈췄다고 적혔다. 또 3개월 동안 체중이 30kg나 빠졌다고도 나와 있다. 배에서는 복수가 7L가량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패혈증에 의한 쇼크사’로 알려졌다.
피해자 언니는 “부검하는 당시에도 구더기가 나왔다더라”며 “어떻게 사람 몸이 썩었을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988년생 동갑내기 초등학교 동창 10년 차 부부인 두 사람은 한 집안에서 생활했으나 남편은 아내의 상태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은 아내 주위로 흥건한 오물과 악취에 대해 “음료수 쏟은 건 줄만 알았다” “(냄새는 아내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페브리즈를 뿌리고 인센스 스틱을 피워서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언니에 따르면 “(발견 당시) 변 덩어리들도 이렇게 있었고. 바닥은 시커멓고. 변이 눌어붙거나 그런 것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사람이 썩었다’ 그 표현밖에 할 수 없다”며 “종아리가 딱딱하게 썩어들었다. 패일 정도로 썩었고 구더기가 있었다. 오른쪽 겨드랑이에도 구멍이 있었다”고 아내 모습을 설명했다.
육군 부사관인 남편 A씨는 처가에 매일 같이 전화해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아내를 ‘잘 돌보고 있다’고 태연하게 거짓 근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언니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했다. 월요일에 응급실에 갔는데 일요일도 전화해서 ‘지금 OO가 수프 먹고 싶다고 해서 수프 사러 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가족이 아내와 만남을 원하면 ‘아내가 공황장애 때문에 심각한 대인기피증이 있다’ ‘사람이 집에 오면 죽겠다고 한다’ ‘이 고비만 넘기면 다 이겨낼 수 있다’ 등의 말로 방문을 막았다.
피해자 언니가 확인한 결과 아내는 그동안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진료일이 2024년 6월 1일로 파악됐다.
앞서 17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소속 부사관 30대 A상사를 아내를 유기한 혐의로 긴급체포해 군사경찰에 신병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