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지침 받고 김건희 선물 진행"…통일교 간부 문자 법정서 공개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6일, 오후 05:15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한 사실이 문제가 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의 통일교 간부 문자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6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공판을 열고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 모 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특검 측은 지난 2023년 12월 23일 이 씨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인 정원주 천무원 부원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법정에서 제시했다.

이 씨는 해당 문자에서 정 부원장에게 "취임식을 앞두고 양쪽에서 여사에게 취임 선물을 TM(한 총재)께서 하시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보고 후, 선물을 준비해서 전달하게 됐다"고 적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착용 논란과 한 총재의 원정 도박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대선 이후 갖게 된 신뢰감도 무너질 것으로 염려됐고, 이러한 난항을 타개하기 위함이 금번 선물 이슈다"라고 썼다.

이어 "TM(한 총재)께서 7월 16일에 지침을 주셨다고 했다. 국모로서 품격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도 주셨다"며 "그 지침을 받고 진행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검 측이 이러한 메시지를 제시하며 이 씨에게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와 같은 문자를 전송하게 된 것이 맞나"라고 물었으나, 이 씨는 증언을 거부했다.

김 여사 측은 문자 내용에 대해 "통일교 신뢰감 회복이 목걸이 전달의 주요 이유인가"라는 취지로 물었고, 이 씨는 "메시지 내용에 대해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무언가 선물을 구입하라고 했고 지침대로 구입해서 전달한 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그라프 목걸이 구매내역에 대해 통일교로부터 정산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한 총재나 정 부원장이 요청한 귀금속을 구매하고 통일교한테 정산받아 온 사실이 있나"라는 특검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은 이날 법정에서 "샤넬 백으로 UN 사무국 유치가 가능한가"라며 선물 제공을 통한 통일교 현안을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교육부 장관의 통일교 행사 참석을 전 씨에게 부탁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특검 측의 "2022년 7월 전 씨에게 교육부 장관 예방 부탁하면서 비공개 면담을 부탁했나"라는 질문에 윤 씨는 "네. 장관은 별도로 전 씨에게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또 윤 전 본부장은 같은 해 3월 전 씨를 처음 만난 뒤 일주일 만에 김 여사로부터 "전 고문님께서 전화드리라고 했거든요"라는 연락을 받고 전 씨의 영향력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특검 측 지적에 대해 "전 씨의 영향력으로 김 여사가 전화한 것이 아니고, 이미 선거에 교단이 협조했다는 공을 세웠지 않은가"라고 진술했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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