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독사 3942명…절반은 5060세대 중장년층 남성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4:45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가족이나 지인과 단절된 채 홀로 숨진 고독사 사망자가 3924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와 60대 남성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중장년 남성이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분석됐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보건복지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경찰청 형사사법정보 5만7145건을 분석해 고독사 요건에 부합하는 사례를 추출하고 특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 수는 3924명으로 2023년(3661명) 대비 7.2%(263명) 늘었다. 전체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3년 7.2명에서 2024년 7.7명으로 증가했고,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도 1.04명에서 1.09명으로 올라섰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3205명으로 전체의 81.7%에 달해 여성(605명)의 약 5배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271명으로 최대였고 이어 △50대(1197명) △40대(509명) △70대(497명) 순이었다. 성별과 연령을 종합하면 60대 남성이 1089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남성이 1028명으로 뒤를 이어 고독사가 중장년 남성 중심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우경미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젊은 층에서도 1인 가구 증가와 경제·일자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독사가 늘고 있다”며 “여성은 관계망이 상대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중장년 남성은 어려움을 타인에게 털어놓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894명 △서울 784명 △부산 367명 순으로 수도권과 대도시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복지부는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한 1인 가구가 해당 지역에서 늘어났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증가한 상태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주택(1920명)이 가장 많았지만 최근 5년 동안 주택과 아파트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원룸·오피스텔과 여관·모텔, 고시원 등 취약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사례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초 발견자는 대부분 가족이 아닌 타인이었다. 임대인·경비원 등이 1692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족 발견은 1044명에 그쳤다. 복지서비스 종사자에 의한 발견은 2020년 1.7%에서 2024년 7.7%로 크게 늘었다.

고독사 중 자살 비중은 526명으로 전체의 13.4%를 차지해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20대 이하 고독사 사망자의 57.4%, 30대의 43.3%, 40대의 25.7%가 자살로 집계돼 연령이 낮을수록 자살 비중이 높았다.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 이력이 있는 사람은 1462명(39.1%)으로 최근 5년과 유사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 증가의 배경으로 △1인 가구 확대와 고령화 △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인한 대면 관계의 약화 △단절적인 주거 구조 △지역 공동체 약화 △코로나19 이후 배달·플랫폼 노동 중심의 일자리 변화 등을 복합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독사 예방 정책 대상을 사회적 고립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첫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년·중장년·노인 등 생애 단계별로 특화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특히 실업과 관계 단절 문제가 심각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정보 제공과 취업 연계, 중장년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재만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고독사의 주요 원인인 사회적 고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이 국정과제로 선정됐다”며 “내년부터는 사회적 고립까지 정책 대상을 확대해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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