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덕여대 본관 앞에 붙은 공지. 2025.11.27/뉴스1 © News1 신윤하 기자
동덕여자대학교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문 발표를 앞두고 학생들의 본관 출입을 통제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학생들은 공학전환 공론화위원회 권고문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데 대해 황당하단 반응이다.
동덕여대는 전날(26일)부터 추후 공지 시까지 본관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출입제한 공고문'을 본관에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고문에는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본관을 2025년 11월 26일부터 추후 공지 시까지 부득이 최소한의 관리 인력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게 됐음을 알려 드린다"며 "협조 요청드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는 12월 초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문이 발표되면 학생들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점거 농성을 벌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결정된 조치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권고문이 나올 때가 됐고, 학교로서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특별한 상황을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학사 행정이 멈추면 안 되고, 입시와 기말고사를 멈추면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학교로선 모든 상황을 대비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동덕여대 관계자는 "지난해 그런 일(점거)이 있지 않았느냐"며 "공론화위원회가 진행되고 있고 권고안이 나올 때가 된 상태인데, 소수의 학생들이 또 (점거)할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공학전환 논의를 이어 온 동덕여대는 오는 12월 3일 공학전환 타당성 분석결과 발표회를 개최하는 것과 함께 12월 초에 권고문을 발표할 방침이다.
공학전환 타당석 분석결과 발표 다음날인 12월 4일엔 학생·교수·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캠퍼스 건물 래커 제거 행사'가 예정돼 있다.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공학전환 권고문이 발표되기 전부터 본관을 걸어 잠근 학교의 조치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동덕여대 25학번 A 씨(22)는 "본관 출입을 통제한 것을 보고 '학교가 왜 다시 저러고 있지'란 생각을 했다"며 "어차피 학생들은 공학 반대를 위해 의견을 모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 현재 학생들이 뭔갈 하고자 하는 것도 없는데, 굳이 본관을 잠그고 저렇게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A 씨는 또 "공학전환 권고안이 나오면 학생들이 목소리를 분명히 낼 필요가 있지만, 지난해 점거처럼 강압적으로 진행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동덕여대 3학년에 재학 중인 B 씨(22)도 "학교가 래커칠 제거 행사를 한다는 건 들었는데 본관까지 막아놓은 줄은 몰랐다"며 "래커칠을 지울 거라면 진작에 했어야지, 왜 굳이 (공론화위원회 권고문 발표 직전인) 지금이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C 씨(21)는 "공학전환 권고문이 나온 것도 아니고 지금 학생들이 학교를 점거한 것도 아닌데 황당할 따름"이라며 "이미 남녀공학 전환이 확정된 것처럼 구는 것 같다"고 했다.
총학생회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며 본관과 100주년 기념관 점거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본관 앞 도로는 학생들의 학과 점퍼 수백 개로 가득 찬 바 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