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체포·검거는 입에 밴 말"…체포조 운영 의혹 반박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3:4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정치인 체포조’ 운영 의혹을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체포, 검거는 군인들에게 입에 밴 말”이라며 사전 계획 의혹을 반박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에서 체포조 운영 의혹에 대해 “군인들은 체포, 검거, 공격해, 쳐부숴 같은 말은 입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한 말이 있고, 저도 나중에 보니까 ‘이때 이런 말을 왜 썼지’ 싶은 말도 있다”고 부연했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체포 대상자를 알려주며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방첩사 군인들 중에도 나중에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며 군인 특유의 용어 사용이라고 설명했다.

여 전 사령관은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인력 100명씩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당황해서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군인들은 연말쯤 되면 한해 훈련을 종합해서 작전계획을 새로 만드는데 내부적으로 합동수사본부를 만들려면 경찰 100명, 조사본부 100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비상계엄이 걸리니 당황하고 혼란스러워서 생각도 못 하고 머릿속 말을 실수로 했다”며 “100명은 아무 근거가 없고 한해 훈련하면서 나왔던 이야기가 제 머릿속에 있던 게 실수로 나갔다”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인물의 위치 추적과 관련해서도 “추적은 트래킹이라 불가능하고 정확히 ‘확인’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들 어디 있을까를 물어봤다가 가장 자연스러운 말”이라고 설명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한편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공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재판에서 법정 내 허가 없이 촬영된 사진과 관련해 방청객들 사이에 생긴 시비를 언급하며 “탄원서를 제출한 분께 법정 질서를 유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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