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故 양평 공무원 수사, 강압 언행 외 규정위반 없어…파견 해제"(종합)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후 05:04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다가 숨진 경기 양평군 공무원 측 박경호 변호사가 지난 10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공무원의 변호인 선임 신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내부 감찰을 벌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담당 수사관의 강압적 언행 외에는 규정 위반이 없었지만 파견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의 박상진 특검보는 2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감찰 대상 수사관에 대해 6개 항목으로 구분해 감찰을 진행한 결과 강압적 언행 등 금지 위반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 대해 규정 위반 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강압적 언행 등 금지 위반 항목의 경우 징계권이나 수사권이 없는 특검 자체 감찰 한계 등으로 인해 규정 위반 사항을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10월 10일 고인 사망 직후 같은 달 13일 감찰에 준하는 조사를 벌이고 이틀 뒤 조사 담당 수사관 4명에 대해 경위서 요구 등 절차를 거쳤다. 이후 17일경 정식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은 조사실 현장 답사와 인근 사무실 직원을 상대로 한 진술 청취, 특검 사무실 내 폐쇄(CC)회로 TV 확인, 수사관 조사 등 방법으로 진행됐다.

주요 항목은 △장시간 조사 제한 위반 △심야 조사 제한 위반 △비밀 서약 관련 △휴식시간 부여 위반 △강압적 언행 금지 위반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여부 등이다.

특검팀은 강압적 언행 등 위반에 대해서는 자체 징계권이나 수사권이 없어 수사관들의 원소속인 경찰에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CCTV가 없는 조사실을 제외한 특검 사무실 내부 CCTV 내용과 수사관과 인근 사무실 직원의 진술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게 특검팀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구체적인 감찰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려워서 현장 답사 결과, 진술 청취 결과를 낱낱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관이 조사실 밖으로 A 씨를 따라나와 회유했다'는 A 씨 측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초기에 수사팀에서 확인했을 때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이 어려워서 모셔다드리거나 배웅한다거나 이런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어떤 위협적인 상황이나 분위기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검팀은 4명 수사관 중 팀장을 제외한 3명은 사건 발생 이후 업무에서 배제해왔고, 이번 감찰 결과에 따른 조치로 내달 1일 자로 이들의 파견을 해제하기로 했다.

또 특검팀은 검찰의 인권보호관과 유사한 장치를 마련해 심야 조사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때 미리 검토를 받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A 씨에 대해 심야 조사에 대한 별도 동의서를 받는 것과 관련해 미비한 점이 발견돼서 지금은 특검보 중 한 명을 일종의 인권보호관으로 지정하고, 심야 조사는 그 특검보에게 이야기하고 사전 허가를 받도록 조치했다"며 "전반적인 수사 행태에 관한 점검도 이뤄졌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일가를 둘러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 A 씨는 지난 10월 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 조사를 받은 뒤 8일 만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특검 수사관의 회유와 강압이 있었다"는 내용의 자필 메모와 유서를 남겼다. 이에 특검팀은 조사를 진행했던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왔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 여사 일가의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2011~2016년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에서 개발사업을 할 때 개발부담금을 면제받고 사업 시한을 소급 연장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 씨는 사업 당시 양평군청의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 담당자였고, 전날 같은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양평군수였다.

A 씨 생전 김 의원의 보좌관이 지난 10월 그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 김 의원은 증거인멸 관련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보좌관에 대한 조사 여부는 윤곽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 오빠 김진우 씨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특검팀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3시간여 조사를 받은 김건희 오빠 김진우 씨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늘 구속영장 기각 이후 첫 조사를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정해지지 않았고 계속해서 보충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 4일과 11일 김 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사흘 만인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 씨는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증거 인멸 혐의도 받는다. 김 씨는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경찰 간부 이력이 적힌 명단을 장모 자택에 숨기고, 이후 특검팀이 지난 7월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물품들을 발견한 뒤 새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다시 올 동안 카드와 명단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건넨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전달한 이우환 화백의 그림 등을 자신의 장모 집에 숨겨놓은 혐의도 받는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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