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신청사 기공식 논란…“전시행정”VS“주민 홍보용”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5:29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신청사 기공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공사 시작 수개월 전에 착공식을 여는 것에 단체장 치적 홍보용,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미추홀구는 신청사 건립 사업을 주민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라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미추홀구 신청사 조감도. (자료 = 미추홀구 제공)
27일 미추홀구와 민주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미추홀구는 다음 달 3일 오후 1시30분 구청 운동장에서 신청사 기공식을 연다. 기공은 사전적으로 공사 착수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통상 기공식은 공사 착수를 기념하는 행사를 뜻하고 착공식과 동일하게 사용된다.

미추홀구는 이 행사를 주최하며 날짜, 장소를 정했다. 신청사 시행사인 ㈜디씨알이(DCRE)는 기공식 비용을 내고 주관한다. 디씨알이는 최근 신청사 설계를 완료했고 공사비 산출 작업을 하고 있다. 공사비가 확정되면 구청 옆 청소년수련관을 철거한 뒤 내년 2월께 수련관 부지와 운동장에서 신청사 건립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착공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기공식을 연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성명을 통해 “미추홀구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기공식 강행 결정은 이 중요한 사업을 구청장 치적 홍보용 행사로 전락시킨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선거운동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추홀구는 실시설계 미완료, 시공사 미선정, 청소년수련관 해체 미허가 상태에서 다음 달 기공식을 강행하려고 한다”며 “구는 날씨와 청장 일정을 핑계 대지만 800억원대 공공사업의 첫 삽을 뜬다면서 기본 절차조차 무시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영훈(국민의힘)구청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급조된 행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 기공식을 통해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시도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대영(왼쪽부터) 인천시의원과 정창규·김성준 전 시의원이 27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민주당 김대영 인천시의원과 김성준·정창규 전 시의원은 이날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통해 “12월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일인데 뭔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디씨알이가 신청사 건축비를 내기로 했는데 기여금 규모가 적당한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직선거법상 구청장의 치적 홍보가 선거 180일 전인 다음 달 3일까지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기공식 일정을 정한 것 같다. 관변단체들이 기공식 홍보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게첩한 것도 미추홀구의 영향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민주당 국회의원과 시·구의원은 기공식 참석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추홀구측은 “착공식은 공사 착수가 아니라 신청사를 짓겠다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라며 “주민에게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구청장의 선거와는 관계없이 겨울 날씨, 구청장과 내빈의 바쁜 일정 등을 고려해 기공식 날짜를 정했다”며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미추홀구는 “올 상반기 작성한 디씨알이와의 협약서에는 올 연말까지 기공식을 한다고 기재됐다”며 “이를 근거로 기공식을 한다”고 표명했다.

㈜디씨알이는 미추홀구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시티오씨엘) 시행사이다. 디씨알이측은 올 2월 신청사 건립 계획 발표 당시 “미추홀구에서 개발사업을 하는 디씨알이가 어려운 재정 여건의 미추홀구를 위해 청사를 건립하는 것은 시티오씨엘 주민, 나아가 미추홀구 전체 구민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되기 때문에 무상 건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디씨알이는 그동안 미추홀구에서 송암미술관을 시작으로 뮤지엄파크와 방송국 부지, 창조혁신 부지 등 9000억원 상당의 공공 기여를 했다”며 “이번에 추가적으로 공공 기여를 검토함으로써 이익만 좇는 사업자가 아닌 공익성을 담보하는 도시개발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미추홀구 거리에 게첩된 관변단체의 신청사 기공식 축하 현수막. (사진 =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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