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 대뜸 "싸우자, 때려라" 시비거는 20대男, 누굴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10:4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인터넷 방송인(BJ)들의 기행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부산에서 한 남성 BJ가 지나가는 행인들에 대뜸 “싸우자”며 시비를 걸고 폭행했다. ‘막장 방송 성지’로 불리는 부천역 일대는 대대적인 정화 작업에 나섰다.

(사진=챗gpt)
부산 사하경찰서는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행인에게 시비를 걸며 싸움을 유도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맨손 격투 등을 주제로 인터넷 방송 촬영을 하며 마주친 행인에게 막무가내로 “싸우자”, “때려라”고 시비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지인과 실시간 방송을 하며 만취한 상대방을 심하게 폭행하는 등 4명을 상대로 상처를 입히고 물건을 부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천역 일대는 BJ들이 점령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소란을 피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공장소에서 성행위 연상 행위를 하는가 하면 소주병으로 상인을 위협하거나 단속 경찰관을 모욕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2022년 일부 BJ의 기행 방송이 인기를 끈 이후 다른 지역 BJ들까지 부천역으로 몰려온 탓이다.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욕설·폭력 등 비정상적 행위를 일삼는 막장 인터넷 방송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부천역 이미지 개선 TF’를 꾸렸다.

시는 BJ가 장시간 머무르기 어렵도록 셉테드(CPTED) 기법을 적용해 광장과 거리를 정비했다. 경계석 단차를 낮추고 역U자형 볼라드 17개, 원형 돌의자 40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논란의 상징으로 여겨진 광장 중앙 조형물도 철거했다.

또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일자형 볼라드 49개와 시선유도봉 86개를 더했고, 경찰 단속 강화를 위해 순찰차 전용 주차구역 2곳도 마련했다.

유튜버들이 오래 앉아 방송할 수 있는 볼라드와 원형 돌의자들을 모두 철거한 부천 피노키오광장 전경. (사진=부천시 제공)
제도개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서영석(부천갑), 김기표(부천을) 의원은 막장 유튜버와 BJ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이건태(부천병) 의원도 현장을 방문해 유해 방송 규제 강화를 위한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시가 강경 대응에 나서자 막장 BJ 소음과 폭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이들 관련 경찰 112신고 건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말 기준 37건으로 약 74%가 감소했다. 국민신문고 등 민원 접수 건수도 9월 40건에서 10월 7건으로 약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천역 BJ들이 잠시 단속을 피해 중동·상동, 송내역, 부평 문화의거리 등으로 활동 거점을 옮기고 있는 움직임도 포착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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