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그림 중개업자 “김건희 선물로 알아…좋아했다고 해”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06:4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공천 청탁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판매한 중개업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이 간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지난 9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는 지난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검사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중개업자 A씨는 2023년 1월께 또 다른 미술품 중개업자 강모씨로부터 ‘김 검사가 그림을 사려고 하니 좋은 그림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그는 중개 과정에서 강씨에게 ‘그림을 높은 분이 찾으신다’고 들었고 강씨가 ‘여사님’이라고 표현한 것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강씨의 부탁으로 그림을 알아봐 줬는데 김 전 검사는 지인인 강씨를 통해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는 그림을 판매한 뒤 3~4일 지난 시점에 강씨로부터 ‘김건희 여사, 취향이 높은 분께 전달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23년 1월께 김 전 검사가 김 여사를 ‘취향 높으신 분’이라 표현하며 그림 중개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에 자신이 A씨에게 ‘1억원 수준에서 그림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함께 이 화백 그림 구매를 중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A씨와 ‘이 그림이 용산에 걸리는 거 아니냐’라고 농담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전 검사가 2023년 1월 말 1억 4000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한 뒤 그림을 사 갔고 한 달쯤 뒤 강씨에게 ‘김 여사가 엄청 좋아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강씨는 “김상민 특유의 사투리 억양이 머릿속에 기억이 났다”고 부연했다.

법정에서는 강씨와 김 전 검사가 나눈 메시지도 공개됐다.

메시지 속 김 전 검사가 ‘살짝 한번 물어봐 줘. 괜히 여사님 그림 찾는 거 소문나면 문제 되니“라고 하자 강씨는 ”한국 화가는 단색화를 좋아하신다네’라며 김 여사의 취향을 설명했다.

강씨는 해당 카카오톡 대화를 두고 “코바나컨텐츠의 다양한 전시 기획을 맡았던 ‘21그램’ 실장에게 김 여사 취향을 물어봐 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김 전 검사는 이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 4000만원에 구매한 뒤 2023년 2월께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전달하며 지난해 치러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등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컷오프)했지만 4달 뒤인 지난해 8월에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김 전 검사 측은 김 여사 오빠에게 그림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미술품 매수를 중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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