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건강] "비만대사수술 후, 나 혼자가 아니구나"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06:52

김지형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영양사
[김지형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영양사] “영양사님, 단백질 음료만 먹으려니 너무 힘들어요. 한 달 지나면 만두랑 샤브샤브는 안 될까요?”, “혹시 무설탕 사탕도 괜찮을까요?”

“단백질은 하루에 몇 g을 꼭 챙겨야 하나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누구나 하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막상 병원 문을 나서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더 크게 울린다. 새로운 생활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 작은 질문에도 답하는 ‘실시간 동행’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는 전담 임상영양사가 있다. 단순한 식단표를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환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보내면, 영양사는 꼼꼼히 확인한 뒤 이렇게 답한다.

“이 제품은 당 함량이 높아 권장드리지 않아요.”

“샤브샤브는 아직 이르지만, 연두부나 계란찜은 괜찮습니다.”

환자가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간식’까지도 세심하게 짚어준다. 덕분에 환자는 혼자 고민하지 않고, 안심하며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 단백질, 수분, 그리고 생활습관까지

수술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단백질 섭취다. 근손실과 영양 결핍을 막으려면 하루 70g 이상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쉽지 않다.

“단백질 음료로 70g을 채우고 있는데, 음식은 잘 못 먹겠어요.”

그러자 영양사의 답은 단호하다.

“음료만으로는 부족해요. 억지로라도 음식으로 단백질을 조금씩 늘려가셔야 합니다.”

또 다른 환자는 물 대신 단백질 음료를 마셔도 되냐고 묻는다.

“단백질 음료는 수분 대체가 안 돼요. 최소 700ml는 반드시 물로 드셔야 합니다.”

이처럼 영양사는 단백질뿐 아니라 수분, 칼로리, 식습관까지 환자의 생활 전반을 함께 점검한다.

◇ “힘든 시기,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한 달까지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단백질 파우더만으로 버티는 시간이 지루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옆에서 이렇게 말해준다면 다르다.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예요. 조금만 참고 잘 버텨주세요. 저희가 끝까지 함께할게요.”

짧은 메시지 하나가 환자에게는 큰 힘이 된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영양사님 덕분에 마음이 놓였다”, “병원이 늘 곁에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는 소감을 남긴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을 줄이는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새로운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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