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고검장 출신 변호사 '이화영 진술 회유' 정황 확인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8일, 오후 07:4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법무부가 이른바 '이화영 연어·술 파티'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찰 조사 때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고,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하려 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감찰 착수를 지시한 9월 17일 법무부 특별점검팀이 작성한 16쪽 분량의 '연어·술 파티 의혹 조사 결과' 요약본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특별점검팀은 이 전 부지사가 주변 수용자들에게 '오늘 검사랑 김성태 쌍방울 회장과 한잔 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연어·술 파티가 있었던 날은 2023년 5월 17일로 특정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이 수용 기간(2023년 1월∼2024년 1월) 외부 도시락과 다과를 수시로 제공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 조사받던 중 점심·저녁 시간이 되면 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를 비롯한 공범들에게 육회 덮밥, 회덮밥, 자장면, 갈비탕, 설렁탕, 삼계탕 등 다양한 외부 도시락이 제공됐다고 특별점검팀은 파악했다.

계호 교도관이 검사가 김 전 회장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본 뒤 그 음식이 도시락으로 제공된 것을 목격했고, 쌍방울 직원들이 김 전 회장을 면회하기 위해 검사실을 찾을 때 마카롱, 쿠크다스, 햄버거와 커피 등을 사 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교도관들의 진술에 따라 쌍방울 직원들이 김 전 회장의 조사 시간 동안 상주하며 커피나 물을 가져다주는 수행비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결론 내렸다.

공범들을 영상녹화실에 모아놓은 뒤 검사가 자리를 비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거나, '창고'로 불리는 공간에서 조사를 대기하며 대화할 수 있도록 한 사실도 확인된다고 했다.

특별점검팀은 고검장 출신인 조재연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만나 '검찰 고위층과 이야기가 됐으니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 구형량을 낮춰줄 수 있다'고 회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 교도관은 "조 변호사와 (수원지검) 검사가 친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변호사가 스케줄을 짜고, 나중에는 검사가 짜고, 조 변호사가 스케줄을 짠 게 한 4번인가 있었다"며 "조 변호사는 '확실하게 짚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조 변호사는 2023년 6월 19일과 6월 29일 이틀간 변호인 비선임 자격으로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김 전 회장의 검찰 조사 출정 횟수는 184회로, 서울·수원·동부구치소 등 전국 주요 9개 교정기관의 출정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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