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한 다이소 매장에서 직원이 손님에 무릎 꿇고 기어가며 사과하는 장면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촬영된 장면 이전 상황에 대한 내용이 공개됐다. 사건은 당초 매장에서 뛰는 아이들을 제지한 직원에 아이 엄마가 갑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밖에 직원이 손님을 지속적으로 절도범으로 의심하는 등 갈등이 쌓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JTBC ‘사건반장’은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이소 논란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전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두 사람의 갈등 정황을 조명했다.

논란이 된 영상에서 일명 ‘갑질 맘X’으로 지목된 여성 A씨는 매체에 “고등학생 딸과 6살, 4살 아들을 데리고 매장을 방문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6살 아이는 자폐 증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이 매장 내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만지작거려 직원이 제지했다”며 자신은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진적은 없고 혹시 폐가 될까 빨리 계산하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했다.

본격적인 갈등은 계산 과정에서 시작됐다. A씨 가족은 셀프 계산대를 이용했고 큰딸이 바코드를 찍으며 계산을 이어나갔는데 기기 사용이 서툴렀던 탓인지 알람음이 2번 정도 울렸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가족을 주시하고 있었고 계산이 끝날 쯤 다가와 바구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A씨가 “저희 잘하고 있는데 뭐 하시는 거냐”고 묻자 직원은 아들을 쳐다보며 “확실하냐”고 재차 따져 물은 뒤 자리를 뜨지 않고 곁에서 계속 계산 과정을 지켜봤다고 한다.

A씨는 결국 계산을 마친 뒤 영수증을 뽑지도 않고 매장에서 벗어났지만 뒤를 돌아보니 그 직원이 영수증을 뽑아 내역을 살피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결국 자녀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직원 시선이 내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매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매장을 재방문한 A씨가 해당 직원에 “아까 영수증 왜 다시 확인하신 거냐”고 묻자 직원의 돌발행동이 벌어졌다. 그는 들고 있던 밀대에서 손을 떼고 대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연신 죄송하다 사과를 시작했다는 게 A씨 측 입장이다.

당황한 A씨는 직원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소용없었고 A씨가 방향을 틀자 직원이 기어 오면서 사과했다. 그는 이 장면이 온라인에 공유되며 갑질 논란이 된 것이라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당일 저녁 고객센터 측에 직원 측 응대의 부당함에 대한 글을 올렸었다고 한다. 당초 다이소 측은 고객센터는 물론 지점 담당자에게서도 연락이 와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런데 사건이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A씨 갑질 쪽으로 여론이 기울어지자 다이소 측 말이 바뀌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회사 측은 “그러니까 왜 그렇게까지 했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직원이 잘못했다는 거냐”라고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해당 직원은 매체에 “아이가 자동문 앞에서 장난을 쳐 손 다칠까 하지 말라고 제지한 사실이 있다”며 “영수증 확인은 오류 알림시 직원이 재확인해야 하는 게 매뉴얼이라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잘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확대 재생산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논란이 처음 알려질 당시 다이소 측은 “고객이 아이들이랑 같이 매장에 왔고, 직원이 아이들을 제지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아이 일 때문에 사과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제지한 일과 별도의 일로 고객이 직원한테 컴플레인을 했고 직원이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컴플레인을 한 사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