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에서 '대리 투표'를 통한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선된 선거운동본부(선본) 소속 투표 참관인이 선거관리위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대리 투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지난 24일부터 3일간 진행된 '2025학년도 총학생회 선거' 과정에서 학생 유권자 십여 명의 명의를 도용한 대리 투표가 이뤄졌다.

당초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전날(28일) 전체 유권자 1만 3183명 중 4343표(52.55%)를 득표한 A 선거운동본부의 당선을 공고했으나 2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당선 보류'를 공지했다. 그러면서 "최소 4건의 부정 투표 행위는 명백한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선관위는 투표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6시쯤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투표가 된 것으로 기록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나섰다.

중선관위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투표에 참석한 21명을 조사한 결과 13명의 학생이 '본인이 직접 투표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이 중 4명은 A 선본 소속 참관인이었던 C 씨의 대리 투표에 사전 동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C 씨는 기표소 선거관리위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선거관리위원 노트북을 조작하고 기표소 내부에 8회 출입하면서 대리 투표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선본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선본 후보나 참모들의 지시는 절대 없었다"면서 "추가적인 입장은 추후 입장문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표 당일 부정 투표 정황을 조사했던 중선관위는 투표 종료 당일인 26일 오후 8시 개표를 그대로 진행했다. 중선관위는 "장시간의 개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학내 혼란 및 타 단위 선거의 무기한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20시에 개표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서울캠퍼스 중선관위는 추가적인 부정 투표 정황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이들은 29일 오전 '선거 당선 보류 공고'를 내고 "중선관위는 본 사안을 민주적 선거 원칙이 훼손된 사건으로 엄중히 인식한다"며 △총학생회 선거 당선 보류 △오프라인 기표소 CCTV 전수조사 실시 △온라인 투표 시스템 안전성 재확인 등의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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