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뉴시스)
분석 결과 고1 기준 학생 수 200명 미만 일반고는 전체 1696개교 중 52.1%(884개교)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00명 이상~200명 미만 학교가 35.8%(607개교)를, 100명 미만 학교는 16.3%(277개교)를 차지했다. 반면 내신 등급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300명 이상 일반고는 13.9%(236개교)에 그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 특수목적고(특목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일반고 지원은 오는 12월 3일부터 시작돼 내년 1월 말까지 신입생 배정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지난해 고입 경쟁률 등을 종합해 볼 때 특정 특목고·자사고 쏠림현상보다는 학생 수를 고려한 고교 선택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내신 경쟁이 심화하면서 규모가 큰 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 ‘1등급을 못 받으면 상위권 명문대 진학이 불가능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교육부가 2023년 12월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따라 현 고1 학생들은 내신 5등급제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상위 10%에 포함되면 1등급을 확보할 수 있지만, 2등급으로 내려앉으면 ‘인 서울’ 대입 경쟁에서 탈락할 공산이 커졌다. 종전 9등급제 하에선 2등급이어도 누적 비율이 11%에 그쳤지만 5등급제에선 2등급이면 누적 34%에 속하게 돼 합격 가능성이 현저히 하락한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대학별 입시 결과와 전국 고교의 내신 성적을 근거로 5등급제에 따른 입시 변화를 분석한 결과 1.8등급(7만 2815)은 돼야 서울 소재 대학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선발인원(1만 8376명)을 대입해 보면 1.2등급(1만 8578명)에는 들어야 SKY대학 합격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종전 9등급제에선 1.8등급(1만 8376명)이면 SKY대학 합격이 가능했었다.
의대 입시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 과목 평균 1등급을 받아도 합격이 불확실해지는 탓이다. 5등급제에선 1등급을 받는 학생이 전국적으로 6926명에 달할 전망인데 전국 39개 의대의 선발인원은 3092명에 불과하다. 1등급을 받아도 절반 이상은 의대 입시에서 탈락하게 된다는 얘기다. 임성호 대표는 “현 고1의 경우 전 과목 평균 1등급을 받아도 내신만으로는 의대 진학이 불확실하게 됐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입생 유치 경쟁에서 학생 수를 홍보하는 학교들도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작은 학교의 신입생 유치는 점점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임 대표는 “고교 유형에 상관없이 지원을 기피하는 학교와 선호하는 학교로 고교 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내신 2등급만 돼도 누적 34%로 밀리게 되면서 내신 실패에 따른 자퇴·검정고시 인원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교육위원회 논의 등을 통해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학생 300명 이상’의 일반고는 경기(125개교), 서울(30개교) 등에 쏠려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서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교위 논의 뒤에도 이것이 정말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면 필요한 교사 정원, 소규모 학교에 대한 대책 등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