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도 'AI 수학' 들어요…학생 2명만 원하면 온라인 수업 개설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30일, 오전 09:00

'인공지능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윤정호 교사. 윤 교사의 뒤에는 크로마키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에 발표자를 비추는 조명, 마이크·카메라·모니터까지. 전문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이곳은 온라인 대면 수업이 이뤄지는 학교다.

지난 26일 방문한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충북온라인학교'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온라인학교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소속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듣고자 하는 학생에게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는 공립학교다.

충북 지역에서는 관내 53개교 중 35%가량인 19개교가 이 학교 수업을 이용하고 있다.지난해 2학기 개교 당시 181명이던 수강생은 올해 1학기 359명, 2학기 507명으로 늘었다.

충북온라인학교 스튜디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윤정호 교사는 이날온라인학교로부터 약 19㎞ 떨어진 오송고 학생 8명을 비대면으로 만났다. 윤 교사의 정면에 위치한 모니터에는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얼굴이하나하나 보였다.

이날은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수학적 방법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단순 줌(zoom) 수업처럼 교사가 화면에 나오는개념을 설명하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게 아니었다.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룸 내 메타버스에서 팀을 이루고인공신경망과 관련한 퀴즈를 맞히며 수업 내용을 익혔다.

교사와 얼굴을 맞대지 못해도 학생들은 오히려 수업에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이동 없이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은 이들이 꼽은 최대의 장점이었다.

박태은 군은 "오송고가 청주 외곽에 위치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데 제한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온라인학교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윤정호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충북온라인학교 내 온라인 스튜디오. 학교엔 이런 스튜디오가 10개 있다./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학생들이 만족한 또 다른 지점은 늘어난 과목 선택권이었다. 원하는 과목 대부분을 온라인 수업을 통해 소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현재 충북온라인학교에서 운영 중인 56개 강좌 중73%(41개)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고전읽기 △스페인어 회화 △경제 등이 있다. 학교는 수강을 원하는 학생이 2명 이상이면 가급적 개설하려 노력하고 있다.

박 군은 "제가 인문계열인데, 인공지능에 흥미가 있어 '인공지능 수학' 교과를 듣게 됐다"며 "특정 분야에 대해 흥미만 있어도 큰 부담 없이 희망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나머지 15개는 온라인학교가 선제적으로 개설했다. 특히 학교는 인공지능 수학을 비롯해 △인공지능 생활 탐구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과목을 마련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수업 특성상 학생들의 출석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학교에 따르면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 90% 이상의 출석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소속 학교에 관리 교사를 둬 출석이 미흡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학생과의 소통도 상황을 일일이 체크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다. 윤 교사는 "생각보다 학생들의 감정이나 반응을 생생히 볼 수 있다"며 "대면 수업 못지않게 학생들의 고민하는 표정을 포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라포르 형성과 실습을 위해 한 학기에 2~3번 정도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온라인학교 교사가 직접 현장에 방문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온라인학교를 찾기도 한다.

내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온라인학교도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게 선택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윤서 양은 "수강 신청 전 어떤 과목을 수강하면 좋을지 박람회가 열렸고, 모집 과정에서 과목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궁금한 점) 해결했다"고 말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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