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서 산부인과 진료실까지…IP카메라 12만대 털렸다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30일, 오전 09:00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아이피(IP)카메라를 해킹해 탈취한 영상을 성적 목적으로 편집해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팔아넘긴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의 행방도 쫓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가정집이나 사업자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12만여대를 해킹해 탈취한 영상을 불법사이트에 판매한 피의자 4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IP카메라는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를 연결해 사용하는 카메라로 홈캠, 보안 용도로 사용된다. 온라인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외부 해킹의 위험이 있다.

더불어 국수본은 A 불법사이트 운영자와 불법촬영물 구매·시청자에 대한 수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P 카메라 12만대 털려…5300만원 받고 판매해
구속된 피의자 중 B 씨(무직)의 경우 약 6만 4000대의 IP카메라를 해킹한 뒤 편집해 545개의 불법촬영물을 제작해 A 사이트에 35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받고 판매했다.

역시 구속된 C 씨(회사원) 역시 7만대를 해킹해 확보한 영상을 편집해 648개 파일을 만들었고, 이를 A사이트에 판매해 18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취득했다.

A사이트에 지난 1년간 게시된 영상의 62%가 B·C 씨가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범죄 수익을 모두 소진한 상태라 경찰은 과세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국세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이어 D 씨(자영업)와 E 씨(회사원)의 경우 각각 1만 5000대, 136대의 IP 카메라를 해킹해 탈취한 영상을 보관 중이었으나 유포·판매하지는 않았다.

다만 D 씨의 경우 탈취한 영상 중 아동·청소년이 노출된 영상을 별도로 편집해 소장한 것이 확인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가 더해져 구속됐다.

IP카메라 중에는 피의자들에 의해 연이어 해킹당한 것들도 있었다. 중첩된 건수를 제외하면 총 해킹된 카메라는 약 12만대에 달한다.

가정집, 필라테스 스튜디오, 산부인과 등 탈탈 털려
중국어로 운영되는 A사이트에는 '한국' 카테고리가 따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정집은 물론, 필라테스 스튜디오, 산부인과 분만실, 의류 매장, 왁싱숍, 코인노래방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들이 게시됐다.

경찰은 한국 이외에도 다수 국가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 영상을 게시하고 있는 불법사이트 A의 운영자에 대해 외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 사이트를 통해 불법촬영물, 성착취물 등을 구매·시청한 혐의로 3명을 검거하는 등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외에 서버를 둔 A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을 요청했으나 사이트 운영자는 지속적으로 주소를 일부 바꾸는 방식으로 차단을 피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외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A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경찰, 피해 예방조치 나서…"비밀번호 변경이 가장 중요"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해 장소 중 58개소에 대해 수사관이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우편을 통해 피해 사실을 통지했으며 IP카메라 비밀번호 변경 방법을 안내했다.

더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및 통신사와 함께 보안이 취약한 IP 카메라가 설치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계정·비밀번호 변경 등 조치 방안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과 협력해 고위험·대규모 영상 유출 사업자부터 우선 조사해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무엇보다 IP카메라를 설치한 개별 사용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접속 비밀번호를 즉시,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사건에서 영상이 탈취된 IP카메라들은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동일 글자의 단순 반복이나 순차적 숫자나 문자의 조합 등 단순한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삭제·차단 지원…"2차가해시 엄정하게 대응"
한편 경찰은 불법촬영 피해자들을 최대한 식별하고 확인된 피해자들에게 삭제·차단 처리 절차를 안내하는 등 다양한 보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담경찰관 지정을 비롯해 피해상담, 불법촬영물 등 성착취물 삭제·차단지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연계 등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향후 피해자들에 대한 2차가해 행위에 대해서도 상시 점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IP카메라 해킹, 불법촬영물 등 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고통을 가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불법영상물을 시청·소지 행위 역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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