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2일 브라질 파라주 벨렘에서 열린 COP30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콜롬비아의 개입으로 본회의가 중단된 후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C) COP30 회장이 조언자들의 말을 듣고 있다.(사진=AFP)
◇매년 COP서 세계 기후 목표 약속…올해 화두는 ‘화석연료 퇴출 계획’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는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의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사국들의 회의입니다. 1980~1990년대에 들어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이상기후, 빙하 감소와 같은 기후변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전 세계가 함께 대응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 흡수 현황에 대한 국가통계·정책이행에 관한 국가보고서 작성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국내 정책 수립·시행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권고 등을 골자로 각국이 따를 기후목표를 세웁니다. COP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개최됐고,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을 빼고는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최대 화두는 ‘화석연료 퇴출’이었습니다. 파리협정 체결 10주년인 올해 이 합의에 버금갈 화석연료 퇴출 로드맵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렸죠. 2015년에 열린 COP21에서는 197개 당사국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도 이내로 제한하자고 합의한 ‘파리협정’이 체결됐습니다. 그리고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탈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합의문에는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이란 표현이 처음으로 포함됐습니다.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해야 하며 그 방식이 질서 있고 공정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때 100여 개국의 요청으로 애초 합의문에 들어갔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는 빠졌습니다.
◇국제사회, 화석연료 퇴출 빠진 ‘벨렝 정치 패키지’ 도출
이런 이유 때문에 올해 총회에선 화석연료를 실질적으로 퇴출할 계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국은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에 진통을 겪다가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을 피하는 합의문을 도출했죠. 외신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의장국인 브라질은 올해 기존 협의 방식을 존중하면서도 기후위기의 긴급성을 고려해 그 이행을 가속해야 한다는 취지의 ‘무치랑(Mutirao) 결정문’ 합의를 이끌었습니다.
이번 결정문에는 과학·형평성·신뢰·다자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공동협력의 중요성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제출, 2035년까지 적응 재원 3배 확대, 기후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자발적인 전 지구적 이행 플랫폼 출범 등이 포함됐습니다. 의장국은 무치랑 결정문과 △전 지구적 적응목표 △정의로운 전환 △전 지구적 이행점검과 같은 주요 의제를 ‘벨렝 정치 패키지’로 포괄해 채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은 화석연료 퇴출 로드맵을 마련할 논의를 제한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의 반대에 부딪혔죠.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을 빼자는 브라질의 제안에는 유럽연합과 아시아·태평양 도서국이 난색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다가 유럽연합 국가 대표들이 마지막 날 밤샘 협상 끝에 절충안을 받아들이면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해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총괄이자 COP20 의장을 역임한 마누엘 풀가르 비달(Manuel Pulgar Vidal)은 “이번 COP30은 ‘진실의 COP’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장밋빛 약속은 넘쳤지만 정작 구체적 로드맵도, 실효성 있는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를 공식 문서에 언급하지 못한 현실은 각국 정부가 과학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죠.
내년에 열릴 31번째 총회는 튀르키예가 개최국과 의장국을 맡게 됐습니다. 이때까지 이전 총회에서 나온 합의안의 이행 여부는 각국 정부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쓸기잡’에서 함께 살펴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