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립공원 산불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최근 대형 산불이 잦아진 데다 국립공원 산불의 대부분이 사람에 의한 실화로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예방과 초동진화 중심의 대응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기후부에 따르면 이번 종합대책은 예방·초동진화·역량강화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우선 예방 측면에서는 국립공원 특성에 맞춘 감시망 확충이 중심에 놓였다. 기존 CCTV는 급경사지나 수목 밀집 지역에서 감시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이 있어, 기후부는 인공지능(AI) 산불카메라를 현재 18대에서 2030년까지 231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산불 조기감지장비를 확대해 전 지역에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공단 산불감시원은 산불조심기간에 취약 지역 411곳에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마을·사찰 등 생활권 인접 공원 구역에는 '산불 방어선'을 구축한다. 활엽수림대를 조성하고, 옥외소화전을 설치한다. 방화림 정비 등 인프라 개선도 포함됐다. 농촌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논밭 태우기와 폐기물 소각 화재를 줄이기 위해 영농폐기물 수거 품목과 집하장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후부는 조계종 등 사찰과 협력해 절 주변 취약지를 대상으로 한 합동 점검과 교육도 강화한다. 탐방로 통제, 불법행위 단속도 병행할 방침이다.

초동진화 체계도 대폭 손본다. 기후부는 AI 기반 산불위험지도를 고도화해 산불 확산 가능 지역과 시간대를 예측하고, 공원별 진화차량 동선과 헬기 진입 경로 등을 사전에 설계할 계획이다.

산불 발생 시 공원본부와 사무소, 관계기관이 즉시 상황을 공유하는 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22개 국립공원사무소에 산재한 79개 초동진화팀을 '30분 내 현장 투입' 표준으로 운영한다. 헬기 지원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소방·군·지자체와의 공동작전 체계도 정비한다.

역량 강화에는 장비·인력 개선이 포함됐다. 산불진화 전용차량은 내년 2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22대까지 늘리고, 국립공원공단이 보유한 산불진화 헬기도 1대에서 2030년 4대로 확충한다.

국립공원공단 내부에 재난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산불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기후부는 이와 함께 3·10·30 원칙(3분 입산 교육·10분 내 문자 발송·30분 내 초동진화팀 출동)을 전 구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혁신안이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예방·즉각진화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태오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대형 산불은 기존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예방·초동대응에 기반한 새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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