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千兆)개벽’ 용인시, 반도체 특수발 상전벽해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후 07:27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천조개벽(千兆開闢).’ 100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산업 투자로 경기 용인특례시가 천지개벽하고 있다.

반도체 팹(Fab) 건설공사가 한창인 지난 9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토 조성사업 현장.(사진=황영민 기자)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그에 따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설계 기업의 집적화. 수천억원 규모 지역 경제 활성화. 기반시설 공급을 위한 45년 난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까지. 이 모든 게 민선 8기 3년 5개월간 일어난 현상들이다.

◇반도체로 ‘돈맥경화’ 뚫린 용인시, 경제 약동

1일 경기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 2월 착공한 SK하이닉스는 1기 팹(Fab)의 6단계 중 1단계를 짓는 2027년 봄까지 용인 지역 자재·장비·인력 등 약 4500억원 규모의 지역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투자를 기존 122조원에서 600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4500억원 규모 지역 자원 활용 계획은 기존 122조원 투자 결정 중 맺어진 용인시와 협약에 기반한 것으로 이번 투자 확대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지역 자원 활용 계획에 따라 용인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중으로 향후 2년간의 공사기간 중 연인원 300만명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대상지인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사진=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360조원을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기존 기흥 캠퍼스에도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용인시에 투자하는 규모만 98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연계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설계 기업 투자까지 합치면 용인에서 진행될 반도체 관련 총투자 규모가 1000조원에 육박한다는 게 용인시의 설명이다.

◇오산시 1.5배 개발 가능, 150만 광역시로

반도체 산업 투자는 용인시가 45년간 풀지 못했던 숙원사업인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일부가 송탄상수원보호구역에 속해 있어서다.

평택에 하루 1만5000t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79년 지정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한 용인시 규제면적은 6446만 2809㎡(1950만평) 규모다. 이는 각각 수원시 면적의 53%, 오산시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상수원보호구역 안에서는 공장 설립 등 허가가 나질 안아 용인시는 방대한 규모의 땅을 그냥 놀려야 하는 실정이었다. 아울러 상수원보호구역 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도 제한돼 수십년 간 많은 피해를 받았다.

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의 실마리가 풀린 것은 지난해 3월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약 220만평)에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다.

반도체 산단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과 용수공급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전면 해제가 선결돼야 했다. 용인시는 해제된 상수원보호구역 내 도시개발을 통해 인구 150만명 이상 광역시로 부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23년 4월 11일 기흥ICT밸리 플로리아홀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열린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용인시)
이 같은 개발부지 확보와 함께 교통망 확충에도 반도체는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국가산단의 배후 단지로 이동읍 일대 228만 991㎡(69만평) 규모 신도시 조성계획이 결정되면서 그간 ‘철도 불모지’였던 처인구 일대에도 철도망 개설 필요성이 부각되면서다.

용인시는 민선 7기 때 실패했던 경강선 연장 사업 재추진을 비롯해 서울 잠실~용인~청주공항으로 이어지는 중부권광역급행철도(JTX) 민자적격성 조사, 경기남부광역철도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등 철도망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달 21일 용인시 6급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핵심리더과정에서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가 조성되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서 활동하게 되므로 시의 재정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며 “향후 재정이 계속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처인구·기흥구·수지구 곳곳에 시민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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