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통령실 앞 삭발…"항철위 공청회 중단하라"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후 08:3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 결과 공청회에 반발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공청회 및 중간발표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55개 시민사회단체는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 소속 항철위는 셀프 조사 공청회 및 중간보고를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별법 시행 직후 국토부 소속 항철위는 갑자기 엔진 정밀 조사 결과 발표를 시도했으나 당시 항철위는 세부 데이터와 분석 근거자료는 일체 공개하지 않은 채 결과만을 공개하려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무산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유가족이 반대하는 사고조사 중간보고를 위한 공청회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만약 국토부 소속 항철위가 조사해 국토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 결과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참사의 책임이 있는 국토부에 소속돼 있는 항철위의 조사를 피해 당사자인 유가족이 불신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원인이자 정부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둔덕을 설치한 명백한 규정 위반을 부정하며 허위 사실을 발표한 국토부와 항철위에 대한 유가족들의 불신은 매우 깊다”며 “항철위가 국토부에서 독립된 후 공청회와 중간보고를 실시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공청회 및 중간발표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사로 부모님과 동생을 잃은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토부는 국민에게 참사를 잘 수습된 참사로 포장하고 유가족에겐 국토부 소속 항철위를 조종하며 셀프조사, 깜깜이 조사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기만한다”며 “유가족이 당면한 삶은 가족을 잃은 처절함 속에 2차 가해의 메아리 속에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현직 대한항공 기장인 박상모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항철위는 국토부 고위 관계자의 호위 무사”라며 “공청회 전에 이해관계 당사자에게 사실 조사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 5명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삭발했다.

이후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대통령 면담 요청 등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오는 2일과 3일에도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와 밤샘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4일에는 공청회가 열리는 종로구 서울 글로벌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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