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에서 인양되는 실종 여성 차량 (사진=연합뉴스)
당시 김 씨는 A씨가 집에 돌아오기를 무작정 기다렸다가 오후 6시 10분께 퇴근한 A씨 차량에 탔고, 이 차는 진천군 문백면의 한 노상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한 뒤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이성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김 씨가 오후 9시~11시 사이 흉기로 A씨를 살해했다.
이후 김 씨는 A씨 시신과 흉기가 실린 차를 몰고 밤새 초평저수지와 옥성저수지 등 청주와 진천 일대를 돌아다녔다.
김 씨는 이곳 어딘가에 흉기를 버린 뒤 시신을 불상의 장소에서 자신의 차에 옮겨 실었다. 날이 밝을 무렵 자신의 집에 돌아간 김 씨는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차를 몰아 자신이 운영하는 진천군의 폐수처리업체로 출근했다.
그는 출근한 뒤에도 거래처를 돌아다니는 등 정상적으로 일했고, 오후 6시~8시 사이 퇴근해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 한 업체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오폐수처리조 내 펌프에 마대에 담긴 시신을 밧줄로 묶어 유기하기 위해서였다.
범행 흔적이 남아 있는 A씨의 차량은 그 다음 날 자신의 거래처 2곳을 옮겨가며 천막으로 덮어놨다.
김 씨는 거래처 측에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거래처로 수사망을 좁혀 갔고, 그는 결국 지난달 24일 충주시 충주호에 차량을 유기했다가 긴급체포됐다.
전 연인인 장기 실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김모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경찰에 실종 여성의 차량을 유기한 지점을 밝힌 뒤 다시 호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초기에 부실하게 대응해 자칫 미제사건이 될뻔했다는 지적에 “결과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6일 A씨의 자녀는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전 연인이었던 김 씨를 용의자로 의심하는 A씨 가족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 사건을 상당 기간 단순 가출 사건 정도로 취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를 대상으로 첫 참고인 조사가 진행된 것도 실종 신고 26일 만이었다.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잔혹하다고 판단해 전날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으며 그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