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서 韓 군·경 제복 입고 '희희낙락'..."공권력 조롱"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2일, 오전 10:44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중국인들이 한국 군복 및 경찰 제복을 따라 입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영상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하며 ‘공권력 조롱’ 논란이 일고 있다.

中 SNS서 확산하는 한국 군복과 경찰 제복 착용한 코스프레 영상이다.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일 페이스북에 “중국 SNS 곳곳에서 한국 군복과 경찰 제복을 입고 기이한 행동을 하는 영상이 계속 퍼지고 있다”며 “국가 공권력을 희화화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웨이보, 샤오홍슈 등 중국 SNS에는 한국 군인 제복이나 경찰 제복을 모방한 옷을 입고 과장된 모습을 한 이들의 모습이 영상, 사진으로 확산 중이다. 특히 이들은 유흥업소에서 불법단속 하는 등 과장된 표현과 행동으로 장난스러운 퍼포먼스를 벌인다.

심지어 일부 이용자들은 태극 문양과 경찰 패치를 모방하거나 ‘멸공’ 표식을 거꾸로 뒤집어쓰는 등 불법성과 조롱이 뒤섞인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런 콘텐츠는 아무런 제재 없이 공유되고 있다.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중국인이 한국 제복을 흉내 내는 건 괜찮고, 한국인이 중국 공안 제복을 흉내 내면 바로 처벌받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와 함께 실질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중국인이 한국 입국 후 제복을 입고 경찰 행세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지적처럼, 타국 제복 오인으로 인한 범죄 악용 가능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서 교수 역시 “공권력 상징물을 희화화하면 국가 신뢰도가 하락하고, 나아가 제복 사칭 범죄로 악용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SNS에서 한국 군복경찰 제복을 모방한 코스프레가 확산되며 공권력 상징 희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국 법률 모두 제복 오용을 금지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왼쪽 사진은 '멸공'을 뒤집어 쓴 상태다.(사진=더우인)
이 같은 한국 군·경 코스프레 열풍은 단순한 ‘팬 활동’이나 ‘패션 취향’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군복·경찰 제복의 무단 제작·판매·착용은 법적 처벌 대상이며, 공권력 상징 자체를 보호하는 장치가 명확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복 관리 조례는 군복·경찰복의 불법 제작·판매·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모형 제복이나 상징을 변형해 사용하는 행위 역시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유사 제복을 착용한 이들이 적발된 사례가 반복돼 왔다.

한국 역시 비군인·비경찰이 실제 제복 또는 오인될 만한 유사 제복을 착용하면 처벌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오인을 유발할 경우 명백한 불법으로 간주하며, 이는 공권력 상징이 훼손되거나 공공질서가 혼란에 빠질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그럼에도 중국 SNS에서 한국 군복·경찰복이 사실상 아무 제약 없이 제작·모방·유통·촬영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국가 상징이 국외 플랫폼에서는 실질적으로 통제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법상 국내법만으로는 현 상황에 대해 대응할 수 없는 만큼, 국외 플랫폼과 해외 판매 경로까지 포괄하는 실효적 통제 장치와 국제 공조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 교수는 “한국 군·경이 중국 공안과 공조해 관련 콘텐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타국의 공권력 상징물을 희화화하는 행위는 국제적 예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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