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펜션에서 1년 가까이 산 신혼부부가 340만원 비용을 내지 않고 야반도주를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이 커플은 제주에서 카페와 펜션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A씨 펜션에서 장기 투숙을 해왔다고 한다. 커플 중 남성은 고가 외제차를 몰며 울산에서 셀프 세차장을 운영한다고 했고, 불면증이 심한 예비 아내와 함께 제주에서 사업을 해보겠다며 내려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한 달살이를 계획하고 왔던 부부는 생각보다 오래 머물며 숙박비를 1~2주 단위로 지불해왔다.
A씨는 이들과 오래 함께 지내다 보니 낚시 갔다 오는 날이면 잡은 물고기를 주기도 하고 요리한 음식을 나누면서 잘 지내왔다. 그 사이 부부는 고급 전기차를 몰고 다니며 새로운 휴대전화가 나오면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듯 보였다.
당시 A씨는 “궁금한 게 있긴 했지만 사실 개인 생활이기 때문에 묻기도 그렇고 숙박비만 잘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난 4월 이 커플은 A씨에 청첩장을 전달했고 A씨는 결혼식에 참석해 축의금을 두둑히 내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숙박비가 밀리기 시작했다고. 100만~200만 원씩 밀리다가도 50만~100만 원씩이 갚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결혼식 이후부터 밀린 숙박비가 3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게 되자 A씨는 “언제 낼 거냐”고 물었고 부부는 “아내 불면증이 안 나아서 카페를 팔고 다시 울산으로 가려고 한다. 곧 돈이 들어온다”고 답했다.
또 재촉하면 이들은 “세금 때문에 계좌가 막혔다. 세무서 가서 알아보는 중이다”, “지금 은행에 와 있다”고 답했고, 지난 9월에는 “전산망 화재로 처리가 늦어진다”고 변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차량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에 이들이 머물던 방을 확인하자 짐이 싹 다 정리된 채 텅 비어 있었고 엉망이 된 침구류만 남아 있었다.
알고 보니 이들은 A씨뿐만 아니라 웨딩 업체와 출장뷔페 업체에도 각각 110만 원, 100만 원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이들 부부에게 연락했고, 이들 부부는 “미안하다, 입금하겠다”라는 말만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출장뷔페 사장인 B씨는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어려우면 밥값을 떼어먹나 싶었다”면서도 “펜션 숙박비도 안 냈다는 건 고의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는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경찰 측은 형사상 사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할까 우려돼 제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