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만남 미끼 모텔 유인, 현금 뺏은 '10대 각목팸'…중1 여학생도 가담

사회

뉴스1,

2025년 12월 02일, 오전 10:54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이른바 '각목팸'이 성인 남성을 집단 폭행하고 있다. 출처=JTBC

미성년자와의 조건 만남을 미끼로 성인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뒤 집단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이른바 '각목치기' 수법으로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10대 청소년들이 붙잡혔다. 이들이 특정 모텔을 범행 공간으로 삼아 아지트처럼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JTBC에서는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이른바 '각목팸'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영상과 범행을 모의하고 있는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10대 여학생과 모의해 한 성인 남성을 속여 방으로 들여보낸 뒤, 외부에서 대기하던 남자 청소년들이 일정한 신호에 맞춰 방으로 들이닥쳐 폭행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이른바 '각목팸'의 범행 모의 내용. 출처=JTBC

범행은 대부분 새벽 시간대에 이뤄졌다. 모텔 복도에는 청소년들이 범행 내용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 숨어 기어다니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한 모텔 직원은 "실제로 10대들이 거의 상주하듯 드나들었다"며 "학생들이 나간 방에선 술병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고 증언했다.

매체가 공개한 메신저 대화는 더 노골적이었다. 방에 먼저 들어간 10대 여학생은 "302호다. 지금 그 남자 씻고 있다. 좀 무서우니 빨리 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남자 청소년은 "문 열어. 지금. 이제 밖에서 대기했다가 경찰 뜨면 바로 문자해", "모텔 양쪽 잘 살펴봐. 상황 어때"라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남자 청소년들끼리의 대화에서는 돈을 얼마씩 뜯을지 구체적으로 계산하는 내용도 있었다. "두 명이서 하는 건데 너 괜찮아? 난 오히려 좋은데. 3000 뜯고 1500씩"이라는 말에 "안 돼. 6000 뜯어서 3000씩 나누자"는 대화가 이어졌다.

실제로 이들은 피해자 두 명에게 각각 2500만 원, 2600만 원을 요구했고, 카드사 여러 곳에서 단기 대출까지 받게 해 돈을 더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총 9차례 범행을 벌여 약 6000만 원을 빼앗았다. 경찰은 총 13명의 청소년을 검거했으며, 그중에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모은 돈 중 약 2000만 원은 우두머리 청소년에게 상납 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이천경찰서 관계자는 "보통 나이가 15~16세에 불과한데, 돈을 요구했을 때 주지 않으면 성인 남성을 폭행하고 협박했다"며 "성인 조직범죄와 다를 게 없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추가 공범 여부와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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