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명의 신생아가 소리 되찾았다…"지역에서도 NHS 신청하세요"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전 06:05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청각장애를 갖고 있거나 난청 아동은 언어 발달·학업·사회적 관계 맺기가 어렵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청각기능에 문제가 있는 신생아를 위해 보청기를 지원하고 있다. 2023년까지 540명의 신생아가 혜택을 받았는데 좀 더 많은 신생아가 제때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생아의 선천적 청력 손실은 1000명의 출생아 중 1~5명에게 발생한다. 영아의 언어 발달 지연이 나타나거나 보호자가 청력 손실을 의심할 때 조기에 청력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언어 발달과 학업 성취도, 사회적 관계 맺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2018년 신생아청력검사지원(NHS) 프로그램을 전면 도입해 신생아 모두에게 청력 검사를 하고 있다. 양쪽 귀의 평균 청력 역치가 60dB HL(청력 수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된 영유아는 국민연금공단에 청각장애인으로 등록을 신청하고 양측 보청기에 대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양쪽 귀에 심각한 청력 손실(90dB HL 이하)이 있는 1세 미만 영유아와 양쪽 귀에 중증 또는 심각한 청력 손실(70dB HL 미만)이 있는 1~19세 아동은 인공와우 이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자격이 생긴다. 여기에 더해 평균 청력 역치가 40~59dB HL인 양측 중등도 청력 손실이 있는 36개월 미만 영유아에게 보청기를 제공한다. 이렇게 NHS 프로그램으로 청각 장애가 발견돼 보청기를 지원받은 신생아는 5년간(2019~2023년) 총 540명이다.

(자료= 대한의학회 및 지역보건소 취합, 그래픽= 이미나 기자)
NHS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치료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NHS가 없었으면 듣는 것뿐만 아니라 말하는데도 큰 지장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같은 점 때문에 NHS 지원사업 신청 영유아 중 생후 3개월 이내 진단적 청력 검사를 받은 영유아 비율은 2019년 26.4%에서 2023년 46.2%로 증가했다. 조기 치료 및 재활도 시점이 빨라져 2019년에는 구매 날짜가 419.9±288.3일이었지만 2023년에는 308.0±218.5일로 보청기 착용 시점이 빨라졌다.

다만 지방에서는 신생아 청력 검사 접근성이 대도시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연수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추옥성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대한의학회지에 최근 게재한 ‘양측 중등도 청력 손실 영유아의 조기 발견 및 청력 중재: 한국 전국 영유아 보청기 지원 사업 기반’에 따르면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영유아는 처방전을 받기 위해 다른 지역의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병원이나 청각 센터에서 보청기를 구매하는 때도 잦았다. 보청기 지원을 받은 540명의 신생아 중 서울에서 보청기 처방전을 받은 신생아는 242명, 서울서 보청기를 구매한 인원은 250명이었다. 이 중 서울 거주 신생아는 79명에 불과하다. 지방에 거주하는 영유아 461명 중 40.7%(188명)만이 거주 지역 병원에서 처방전과 보청기를 모두 받았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번 결과는 수도권과 인근 지방에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편향됐기 때문일 수 있다”며 “특히 이같은 결과는 재활 센터 접근성의 지역적 차이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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