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의 젊은 여성에게는 이 문제가 더 절실하다. 항암화학요법과 골반부위 방사선치료는 난소 기능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임신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고 자궁 및 난소 수술은 해부학적 및 기능적 변화를 남긴다.
최근에는 암 진단 초기부터 종양학적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면서도 환자의 나이와 병기, 병리 소견, 예정된 치료 일정, 가족계획을 함께 고려해 가임력 보존을 병행 결정하는 접근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는 부인종양 표준치료와 로봇수술 기반의 최소침습수술, 가임력 보존 옵션을 하나의 임상 경로로 연결해 ‘진단-치료-회복-임신·출산’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체계화하고 있다.
가임력 보존 치료는 암의 종류와 치료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여성 암환자에게 현재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정되는 것은 수정란(배아) 동결, 난자 동결, 난소조직 동결 및 이식, 골반 부위 방사선 치료시 난소를 조사 범위 밖으로 옮기는 난소 전위술, 방사선치료 시 골반 보호, 초기 자궁경부암에서의 보존적 수술, 일부 초기 자궁내막암에서의 호르몬 치료 등이 있다. 최근 보조생식술과 세포 및 조직의 동결과 해동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임신 성공률도 향상되는 추세다.
이상훈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여성암 치료에서의 가임력 보존의 핵심은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가능한 보존 옵션을 설계하는 것이다. 병기와 치료범위를 확정하고 난소 예비력과 내분비 상태를 확인한 뒤 여러 과의 전문의들이 함께 의사결정한다. 적응증을 충족하는 초기 자궁경부암에서는 자궁경부 보존 수술로 임신 가능성을 남기고, 일부 초기 자궁내막암에서는 호르몬 치료로 자연임신 또는 보조생식의 가능성을 확보한다. 골반 부위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경우 난소 전위술을 병행해 손상을 줄인다. 수술 및 시술 이후에는 재발 모니터링과 함께 임신 시기와 방식을 계획하고, 고위험 임신 관리 체계와 연동해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을 관리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는 임상 경로를 정교화하는 동시에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난소조직 냉동보존 및 이식술 개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여성 암 환자 치료법 개발 등 다양한 과제를 주도해, 보존술의 안전성 및 효과성 데이터와 임신과 출산 성과, 내분비 기능 회복 지표, 예후 예측 모델을 축적하고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에서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가운데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을 맡아 활약하는 등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별 선택지를 넓히고, 병원 내·외의 술기 표준화와 장기 추적 체계 구축으로 이어지며 지역 간, 기관 간 격차를 줄이는 기반이 된다.
이 교수는 “가임력 보존은 환자의 질병과 질병 이후의 삶에 대한 최적 조합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치료 원칙과 삶의 목표를 함께 고려해 가장 실익이 큰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각분야 전문의들이 함께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진단은 선택지를 넓힐 수 있어 정기건강검진을 통해 평소 건강을 잘 살피고 진단 초기부터 표준치료와 보존술을 동시에 계획해 치료의 연속성과 미래의 삶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