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날 12.3 다크투어’에서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에게 월담한 곳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 남편 및 자녀 둘과 함께 참여한 조은경(43)씨는 “평소 아이들과 함께 뉴스를 자주 봤던 터라 아이들이 오늘이 어떤 날인지 잘 알고 있다”며 “아이들은 생애 첫 국회 방문인데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고 투어에 참여한 시민도 있었다. 홍수나(28)씨는 “지난해 12월 3일 뉴스를 보고 바로 국회로 달려왔다”며 “그날에는 국회 밖에 있었으니 올해는 국회 안에서 당시를 기억하고 싶어서 (투어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홍씨는 자신이 찍은 1년 전 국회 상공을 날아다닌 헬기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투어를 신청한 50대 오은경씨는 “5.18 민주화운동 때는 어린 나이였지만 당시 계엄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는 걸 알고 있다”며 “지난해 오늘 다시 그 일들이 반복되는 건가 싶어 두려웠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의 무게를 알기에 오늘을 기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일 오후 3시쯤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열린 사진전을 감상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사진=염정인 기자)
한편 아쉽게 투어를 신청하지 못했거나 개인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억하고 싶은 시민들은 이날 국회 중앙잔디광장에 마련된 ‘12.3 국회의 밤, 2시간 30분’ 사진전을 찾았다.
계엄 해제 의결 현장을 담은 사진 앞에 한참을 머물렀던 박모(81)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1982년 광주에서 직장을 다녔다는 박씨는 계엄은 남의 일이 아니라 곧 자신의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박씨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국회를 찾았다고 한다. 당시 박씨는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집인 대방역에서 국회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허수경(25)씨는 “다크투어를 신청하려 했는데 선착순에 들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에 집회 참여 전 국회에 들렀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재판 등 아지 미처 풀지 못한 숙제가 있지만 최근 풀린 영상을 보면 계엄을 막은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진전 앞에는 박광재 시각장애인현장해설협회 대표가 나와 있었다. 시각장애인이 방문할 경우 사진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기 위해서다. 박씨는 “지난 계엄 때 국회를 찾은 시각장애인들도 많았다”며 “그날 거리로 나왔던 시각장애인들도 오늘을 기억하고 싶을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해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