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수능은 '불수능'…영어 1등급 비율 고작 3.11%

사회

뉴스1,

2025년 12월 04일, 오후 02:00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학년도 수능점수 분석 및 정시 합격점수예측 긴급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었다. 특히 국어·영어 영역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영역 성적이 이번 대입 정시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표는 오는 5일 통지된다.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주요 과목 중 국어 영역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139점)보다 무려 8점이나 오른 147점을 기록했다. 교육현장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을 넘어서면 다소 어렵다고 평가하며,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올라간다.

국어 만점자 비율도 0.05%(261명)에 불과했다. 전년도(0.23%·1055명)보다도 크게 낮아진 셈이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특히 최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강화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1등급 내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14점이나 났다. 시험이 어려웠던 만큼 1등급 폭이 커진 셈이다. 전년도에는 8점 차이였다.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르는데도 가장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역대급 불영어'라는 평가까지 하고 있다.

대개 영어의 난이도는 1등급 비율로 가늠한다. 수능 채점 결과 해당 비율은 3.11%(1만5154명)에 불과했다. 상대평가 1등급 비율이 4%대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어렵게 출제된 셈이다.

전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6.22%(2만8587명)였다. 현장에서는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6~8% 수준이면 적정한 난도로 보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1등급 비율이 전년도 대비 반토막 날 정도로 어려웠기 때문에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가 속출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대폭 늘어날 수 있다"며 "올해는 영어가 당락 결정 요소가 됐다"고 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수학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전년도(140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최상위권 체감 난도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을 획득한 수험생은 780명으로, 전년도(1522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번 대입 정시에서는 수학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8점 차나 나면서 국어가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수학 만점을 받더라도 국어 고득점 학생을 이길 수 없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탐구영역은 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사회탐구에서는 세계지리(표준점수 최고점 73점)가 가장 어려웠고, 정치와 법(표준점수 최고점 67점)이 가장 쉬웠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I과 물리학II(각각 표준점수 최고점 68점)가 가장 쉬웠고, 생명과학I(74점)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선택과목 간 난도 격차에 따른 유불리는 완화됐다. 사회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최대 6점으로, 전년도(11점)보다 줄었다. 전년도 8점 차가 났던 과학탐구도 6점 차로 감소했다.

대입에서는 '사탐런' 현상에 따른 변수가 발생할 전망이다. 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을 뜻하는 용어다.

이번 수능 채점 결과 사회탐구 9개 과목 2등급 이내 인원은 7만9611명이다. 전년도(6만1236명)보다 30.0%(1만8375명) 증가한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대입 정시 지원 변수는 영어 등급에 따른 유·불리 확대와 국어 성적의 강한 지배력, 탐구영역 과목별 편차 해소로 인한 가산점에 따른 유·불리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은 영어 반영 점수에 따른 각 대학별 영어 영향력과 탐구 가산점으로 인한 유·불리 발생에 주목해 정시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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