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역대급으로 어려웠다"…영어는 3%만 1등급(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6:19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달 13일 실시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어 1등급 비율은 절대평가로 전환한 이래 가장 낮았을 정도여서 ‘역대급 불수능’이란 평가가 나온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와 관련 총평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49만 3896명으로 이 중 67.4%(33만 3102명)는 고3 재학생, 나머지 32.6%(16만 794명)는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로 집계됐다.

◇영어, 역대급으로 어려워…3%만 1등급

채점 결과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전 과목 만점자도 5명으로 전년(11명)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표점최고점)이 147점으로 작년보다 8점 상승했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하며 140점대 중후반이면 ‘불수능’으로 분류된다. 올해 국어는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재작년 국어(표점최고점 150점)와도 표점최고점 차이가 3점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수학은 현 선택형 수능을 도입한 2022학년 수능 이래 표점 최고점이 가장 낮았다. 국어와 영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셈이다. 수학 표점 최고점은 139점으로 작년(140점)과 비슷했지만 2022학년도(147점), 2023학년도(145점), 2024학년도(148점)에 비해선 6~9점 낮았다.

특히 영어는 ‘역대급 불수능’으로 출제됐다. 1등급을 받은 응시생 비율이 3.11%에 그쳤다. 영어는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돼 90점 이상을 받으면 경쟁자들의 성적과 관계없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교육계는 1등급 비율이 6~7% 정도를 적정 난이도로 보고 있지만 올해 수능에선 영어 1등급 비율(3.11%)이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낮았다. 2018학년도부터 올해까지 수능 1등급 비율은 10.03%(2018), 5.3%(2019), 7.43%(2020), 12.66%(2021), 6.25%(2022), 7.83%(2023), 4.71%(2024)를 기록했다.

◇평가원장도 유감 표명…“내년 1등급 6~10% 목표”

평가원도 영어 1등급 비율이 최저를 기록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난도가 예상을 뛰어넘은 부분에 대해 “출제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비슷한 유형 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부분을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소위 ‘사교육 연관성’이 높은 문제를 다른 문제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문항 검토가 세밀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오 원장은 “수능 영어에서도 적정 난이도를 목표로 출제했지만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영어 1등급 비율은 6~10% 정도가 나왔을 때 큰 논란이 없었기에 내년도에는 이러한 목표치를 두고 출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했다.

채점 결과 올해 수능이 ‘불수능’이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 대입 당락은 국어·영어 성적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와 수학 간 표점최고점이 8점이나 차이가 나면서 국어 점수가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특히 영어는 1등급 비율(3.11%)이 상대평가인 국어·수학보다 낮아 사상 최악의 불수능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입 당락, 국어·영어 성적이 가를 듯

‘사탐런’ 현상으로 인한 인문계열 상위권 경쟁률·합격선 상승도 예상된다. 사탐런은 자연계 수험생이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사회탐구영역을 선택하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탐구영역 응시자 중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 비율이 59.6%로 작년 수능 대비 9.7%포인트 증가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 응시자 증가는 그만큼 인문계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모집인원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탐 응시 고득점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률이 상승하고 합격선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수능 성적을 확인한 수험생들은 지망 대학의 전형 요강을 파악한 뒤 유리한 조합을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특히 이번 수능에선 국어·영어 등 주요 과목의 난도가 상승하면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할 수험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별로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모집인원이 늘어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본인의 수능 성적에서 어느 과목에 강점이 있는지,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대학마다 수능성적 반영 방식이 다르기에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합을 찾는 것이 1차 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별 수능 성적 반영 방법과 반영 비율 등을 확인해 3회의 지원 기회를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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