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첫눈=폭설'…이유 살펴보니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7:01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4일 서울 지역에 첫 눈이 내렸다. 올해도 서울의 첫눈은 지난해처럼 대설특보가 발표되면서 ‘서울 첫 눈=폭설’ 현상이 반복됐다. 이에 따라 폭설이 발생하는 이유와 올 겨울 날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기상당국에 따르면 올해 겨울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온화하지만 폭설과 한파가 종종 발생하는 ‘널뛰기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해수면 온도와 내륙의 기온 차가 커지면 날씨 변동성이 커지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높게 형성돼서다.

울 전역에 대설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상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올겨울 3개월 전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대체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해는 12월, 동해는 12~1월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에서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지속하는 영향으로 겨울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과 1월엔 약한 라니냐, 가을철 동부 유라시아의 많은 눈 덮임, 북극해의 적은 해빙 등의 영향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할 때가 있다”며 “올겨울은 기온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기준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관측된 사진.(사진= 기상청)
지난 3일 오후 충청 이남 서해안과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 내렸던 눈도 우리나라 인근에서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과 높은 해수면 온도 때문에 발생했다. 3일 기준 서해중부해상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2~14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 대비 약 0.5~1도 가량 높은 수치다. 저기압이 바람을 타고 서해를 지날 때 바람과 해수면의 온도 차인 ‘해기차’로 눈구름이 형성된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해기차는 커진다. 해기차가 커지면 대기로 방출되는 수증기량이 늘어 많은 눈이 오게 된다. 이 때문에 올겨울 예상치 못한 폭설과, 기습적인 한파가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인근 해역의 고수온 현상이 이어져 해기차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겨울철(12~2월) 일별 평균 해수면 온도를 기록한 그래프(사진=기상청)
기온 변동이 컸던 올해 1월, 해수면 온도는 12.1도로 최근 10년 대비 0.2도가 높았다. 이 시기엔 눈이 내린 일수가 9.7일로 평년보다 3.5일 많았다. 기상청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1월 기후특성’ 보도자료에서 “1월은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 상에서 해기차로 발달한 눈구름이 유입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인근 해역과 일본 열도 동쪽 해상은 전 세계에서 수온이 가장 높이 올라간 지역들”이라며 “올겨울 기온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해기차로 인해 지난해처럼 폭설이 자주 내리고 종종 한파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단기예보를 자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우 통보관은 “올겨울 기온이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 번씩 강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체감 온도는 더욱 낮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수면 온도가 비교적 평년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단시간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일 수 있으므로 단기예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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