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어린이가 첫눈을 맛보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 눈이 한 겹 쌓인 인도 위를 걷던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눈을 만지는 포즈나 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카페나 식당 등의 주인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가게 앞에 쌓이는 눈을 치우느라 연신 빗자루질이다.
기자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한 대만 출신 알렉스 씨(23·남)는 "대만은 이만큼 눈이 오지 않는데, 멋지고(cool) 아름답다(beautiful)"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친구를 기다리던 박 모 씨(26·여)는 "벌써 눈 내릴 때가 됐나 싶기도 한데, 첫 눈이 펑펑 내려서 낭만 있다"며 "눈 오면 우산 생각이 많이 안 나는 것 같다. 비는 몰라도 눈은 맞아도 된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캐럴이 흐르는 길거리에서 연인과 데이트하던 정 모 씨(25·남)는 "첫 눈이 와서 너무 좋은데 내일 못 움직일까 걱정도 된다"며 "눈 구경 실컷 해서 좋은데 집 갈 땐 안 내리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첫눈이 내린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관광객들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상청은 "퇴근 시간대 강한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동네 예보와 실시간 날씨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2025.1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도 첫눈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사람들로 붐볐다.
눈이 내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던 김 모 씨(32·여)는 "영국에서 공부하다가 3년 만에 한국에 온 건데 첫 눈을 봐서 너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머리에 쌓인 눈을 치울 생각이 없는 듯 유 모 씨(25·여)는 "춥긴 하지만 연말 분위기가 나서 좋다"며 "남자 친구를 만나서 첫 눈을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눈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될까 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산 없이 퇴근길에 마주한 강한 눈에 적지않이 당황해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마포구 공덕역 인근 식당 앞 눈을 쓸던 60대 업주는 "날씨가 추워서 이번 주 손님이 좀 적어진 것 같다"며 "오늘 눈까지 와서 다들 귀가를 빨리할 것 같다"고 속상한 표정을 지었다.
여의도에서 퇴근한 금 모 씨(29·남)는 "오후 8시쯤 눈이 온다고 했는데 퇴근 시간에 맞춰 눈이 와서 당황했다"며 "집이 언덕에 있어 아파트 관리 센터에서 급하게 제설 작업 중인데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스럽게 걸었다"고 푸념했다.
잠실대교를 건너던 퇴근길 버스에서 만난 버스 기사는 "차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승객들에게 거북이 운행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첫눈이 내린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관광객들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기상청은 "퇴근 시간대 강한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동네 예보와 실시간 날씨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2025.1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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