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경로당을 가기 위해 서순심(90)씨가 동생의 부축을 받아 계단을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염정인 기자)
거리에 살얼음이 끼는 날이면 이 같은 ‘낙상공포’가 경로당을 덮친다. 서씨 자매와 함께 노인정을 다니는 최다순(70)씨는 “길이 미끄러우면 노인정에 사람이 별로 없다”며 “오늘도 평소보다 6명 정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눈이 내린 날이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경로당조차 노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날 서울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이인호(70)씨도 겨울철 ‘조용한 결석자’들이 늘어난다고 전했다. 이씨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80세가 넘은 분들은 첫눈이 올 무렵부터 나오기 힘들어 한다”며 “12월부터 안 오는 날이 많아지다가 어느 순간 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씁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는 노인들에게 낙상은 예삿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젊을 적에는 보도블럭이 울퉁불퉁한 줄도 몰랐다는 이씨는 나이가 드니 낮은 턱에도 병원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복지관 문을 연 이기형(88)씨는 평소보다 40분이 더 걸려서 복지관에 도착했다고 했다. 이씨는 군데군데 얼어 있는 길을 피해 눈만 밝으며 조심히 걸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무서워도 계속 조심해서 나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낙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65세 이상 환자는 겨울철에만 4273명에 달한다. 전체 계절 중 42.59%를 차지하는 셈이다.
통계상 고령자 낙상은 집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53.75%로 가장 많지만, 길·간선도로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25.44%로 적지 않다. 또 비교적 야외활동이 없는 75세 이상을 제외하면 집에서 다친 경우가 1503명, 길·간선도로에서 넘어진 경우가 1149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