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중 목 안이 붓고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로 가게 됐는데 알레르기내과에서 유전성 혈관부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낙 희귀병이라 진단이 어려웠던 게 오랫동안 발견하지 못한 이유였다.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의 증상 차이(자료=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유전성 혈관부종은 질환의 인지도가 낮고 환자마다 증상과 중증도가 달라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진단 방랑’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수 이대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는 진단까지 평균 8년이라는 장기간 진단 방랑을 겪으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며, “진단 이후에도 예측 불가능한 발작과 응급상황에 상시 노출돼 심리적·금전적 부분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주요 증상은 신체 다양한 부위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부종’이다.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얼굴(눈, 입술), 목(기도, 혀), 복부, 손발 등 신체 여러 부위에 반복적인 급성 발작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부종은 뚜렷한 이유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다만, 유전성 혈관부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경미한 외상 △치과 치료 등의 시술 및 수술 △에스트로겐 노출 등이 있다. 환자의 75%는 가족력으로 발생하나 25%는 가족력 없이 자발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치료는 예방치료와 발작 시 응급치료로 나뉘는데, 특히 가장 중요한 치료는 급성 발작 시 빠른 대처다. 특히 상부 호흡기에서 발생하는 후두부종은 적기에 적합한 치료 및 관리를 받지 못하면 질식해 기도폐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다행히 2018년부터 국내에서 급성 발작을 신속히 완화할 수 있는 응급 자가투여 주사제(이카티반트 아세테이트)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주사 투약 교육을 받은 환자들은 발작 초기에 집에서도 투약할 수 있다. A씨 또한 교육 이후 응급 자가투여 주사제를 보유하고 발작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안정감을 크게 되찾았다.
심 교수는 “유전성 혈관부종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발작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라며, “진단 비용 경감, 관련 정보 공유 확대, 응급약 접근성 향상 등이 이뤄진다면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치료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