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 씨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을 후원했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닌 '한참 전'이라며 윤 전 본부장이 자금 전달 시점을 혼동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8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본부장의 법정 진술 등과 관련해 "진술 내용이 인적, 물적, 시간적으로 볼 때 명백히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수사기관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재판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했다며, 현 정부 장관급 인사 여러명에게도 접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재판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 (당시엔) 거기(민주당)가 정권이었다"며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 등 4명과 국회의원 리스트를 (특검팀에) 말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께 특검팀 조사 과정에서돟 민주당 정치인 여러 명에게 금전적 지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윤 전 본부장의 법정 진술과 관련해 "금년 8월께 윤 전 본부장 구속기소 후 한학자 총재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 변호인 참여하에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상태에서 법정에서 한 진술과 관련한 내용을 청취하고 윤 전 본부장 서명 날인을 받은 후에 내사사건 번호를 부여받아 사건기록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본부장 진술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당시 윤 전 본부장 진술 내용은 특정 정당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따라서 특정 정당에 관련돼 의도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것이라는 일부 시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은 법과 원칙에 따라 분명히 수사하고 있다. 특검에 대해 사실이 아닌 막연한 추측과 논란을 제기한 것은 특검법에 규정된 김건희·윤석열·명태균·건진법사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윤 전 본부장이 제기한 '통일교의 민주당 후원 의혹' 사건을 수사 선상에서 배제한 데 대해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하다"며 "수사팀부터 (특검까지) 모두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자의적 판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사 게이트' 관련 IMS모빌리티 대표, '양평 고속도로 의혹' 관련 김 모 서기관 등 다른 기소 사건과 달리 해당 의혹을 특검법상 16호상의 '인지 사건'으로 보지 않은 데 대해선 "전체적인 규정 내용이나 법리상 인적, 물적, 시간적 관련성을 볼 때 수사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사건번호를 부여한 데 대해 "당장은 수사가치가 있거나 수사대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향후에 수사기관에서 계속 수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것 때문에 자료 자체를 정확히 해놓자는 것"이라고 했다.
특검 관계자는 "(윤 전 본부장이) 법정에서 2022년을 언급했는데 시기상으로 혼란을 준 게 아닌가 싶다"면서 "(통일교가 두 정당에 자금을 전달한 시점은) 한참 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정 진술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부정확하게 말하면서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동일한 이유로 '한 총재 등 통일교 간부의 원정 도박 의혹' 사건도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 특검보는 "통일교 수사 과정에서 문제 된 한 총재의 도박 혐의에 대해 특검이 물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수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기훈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코스닥상장사 회장 이 모 씨에 대해 지난 4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날 오전부터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임하고 있다.
오 특검보는 "이 씨는 이 부회장에게 은신처, 차량, 통신수단을 제공했다"며 "이 씨의 과거 밀항 전력 및 최근 3차 밀항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등을 고려해 통상과 달리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미리 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이준수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기소 할 예정이다.
이 씨는 2009년 말부터 2010년 중순까지 주가조작 1차 시기 주포로 알려진 인물로, 김 여사의 한 증권사 계좌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도주했다가 전날 오후 4시 9분쯤 충주시 소재 휴게소 부근에서 체포돼 특검 사무실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22일 구속됐다.
younm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