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포기’ 반발 검사장들 ‘좌천’에 속속 사의(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후 11:01

[이데일리 남궁민관 최오현 기자] 법무부가 이른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대검 검사급 검사(검사장 이상)를 중심으로 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11일 단행했다. 검사장 신규 보임 및 전보 각각 4명 수준 인사지만, 일부 검사장을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내고, 검사장을 평검사로 사실상 ‘강등’하는 등 소위 ‘검란’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담으면서 ‘후폭풍’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법무부.(이데일리DB)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대검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오는 15일자 시행이다.

먼저 △수원지검장으로 김봉현 광주고검 검사가 △대구지검장으론 정지영 고양지청장이 △부산지검장으론 김남순 부산고검 울산지부 검사가 △광주지검장으론 김종우 부천지청장(내란특검 파견 중)이 자리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반발 움직임에 목소리를 냈던 검사장들의 자진 사퇴, 좌천에 따른 조치다.

당초 대구지검을 이끌던 박혁수 검사장을 비롯해 김창진 부산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 등 3명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한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수원지검의 경우 박재억 전 검사장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반발 목소리를 낸 뒤 이미 사퇴해 공석인 상태였다.

이들은 일선 검사장 18인과 함께 지난달 10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설명 요청’이라는 글을 올리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한 대검찰청의 행보에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특히 관련 논란이 불거진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검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고강도 비판 글을 올렸던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 조치됐다. 검사장에서 고검 일반 검사로 전보된 이례적 인사다. 정 연구위원은 앞선 글에서 노 전 대행을 향해해햐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해 법조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 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했다”며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재차 검찰 내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검사장을 고검 검사로 전보하는건 검찰 역사상 매우 드문 사례”라며 “문제가 있다면 해임이나 정직 등 징계를 하는 것이 맞지, 이같이 징계성 인사를 내는 것은 반드시 추가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안이 발표된 직후 김창진 부산지검장과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곧장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라는 멘트로 시작된 김 검사장의 당부 글에는 “권력자는 한결같이 검찰을 본인들의 손아귀에 넣으려하고 국민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늘 자신과 측근을 지키는데 권력을 남용한다”며 “검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정확한 법리를 적용해 올바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 오직 이것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박 검사장은 “대한민국 검찰이 끝까지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든든한 기둥으로 남아주길”이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기를”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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