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통일교 정치권 의혹'에 "일면식 없고 그런 진술 한 적 없다"

사회

뉴스1,

2025년 12월 12일, 오후 04:50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5.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일면식이 없다"며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공판을 열고 윤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권 의원 측 변호인이 권 의원과 무언가를 주고받을 만한 인적 신뢰 관계가 있었느냐고 묻자, 윤 전 본부장은 "에둘러서 말하겠다"면서 운을 뗐다.

그는 "최근에 여러 오해를 받고 있고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 케이스를 얘기하는 게 아니고 저는 만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 말이 안 되지 않나 상식적으로. 일면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상황에 관해 묻자 "기억이 왜곡된 부분도 있으니 충분히 그런 부분을 복기해야 하고, 한계도 있는데 그런 것도 진술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며 "지금 세간에 회자되는 것도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팀 조사 뒤 피의자 신문 조서에 담겨있지 않은 행간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신문할 때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신문 과정에서 (조서에) 적힌 문자 외에 콘텍스트(문맥)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정치권 금전 지원 의혹, 이른바 '통일교 게이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자신의 재판에서 민주당 장관급 4명과 접촉했고 2명은 한학자 총재도 만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지난 8월 특검팀 조사에서는 접촉한 여야 정치인이 5명이라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통일교가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금품 지원을 했다고 최초 폭로했다.

이후 지난 10일 열린 윤 전 본부장의 결심공판에서는 후원 정치인 명단을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윤 전 본부장은 말을 아꼈다.

언급된 5명 가운데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3명이 금품수수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2명은 접촉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2025.1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본부장은그밖에 지난 2022년 1월 5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 1억 원을 받았는지, 한 총재에게 권 의원을 만난다는 보고를 한 적이 있는지 등 불법 정치자금 공여 관련 질문에 일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쇼핑백을 받은 권 의원이 뭐라고 했는지 등 질문에도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재판 내용과 관련이 있어 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권 의원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22년 1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청탁 명목으로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참석하기를 희망한다. 통일교의 정책, 행사 등을 나중에 지원해 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투표와 통일교 조직을 이용해 대선을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의 1심 결심 공판은 오는 17일 진행될 전망이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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