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희 작가의 작품 ‘사라’. (이미지 = 홍은희 작가 제공)
홍 작가는 허구 인물인 사라를 통해 타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재구성한다. 그의 작업에 투영된 사라는 작가의 분신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며 무의식 속에서 해리된 자아를 시각화하는 매개체를 의미한다. 해리는 기억, 감정, 신체 감각이 하나의 연속된 자아로 결속되지 못하고 분리되는 상태이다.
사라의 출발점엔 해리라는 감각이 놓여 있다고 홍 작가는 설명했다. 해리는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감각의 조건으로 시각화된다. 장면은 파편화되고 이미지는 반복되며 사물은 배열을 통해 감각의 간극을 드러낸다. 인물의 얼굴은 비워지거나 흐릿하고, 신체는 고정된 형태를 갖추지 않는다. 풍경과 인물, 현실과 상상은 한 화면 안에서 느슨하게 겹친다.
관람객은 회화와 설치, 사물 사이를 이동하며 분리됐던 감각들이 잠시 교차하는 지점을 통과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홍 작가는 “단절된 시간과 지워진 기억에 다가서기 위해 사라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