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폭염 중대경보’·‘호우 재난문자’ 신설(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후 07:26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매년 더 더워지는 여름철 날씨에 기상청이 2026년부터 ‘폭염 중대경보’를 신설키로 했다. 또 ‘100년 빈도’라던 시간당 100㎜ 폭우가 잦아지는 환경에 맞춰 상위 단계 긴급재난문자도 발송한다. 기상청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과학 기반의 정교한 기후감시와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한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며 폭염경보가 발효된 24일 오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 인근 도로의 모습. 온도가 높을수록 붉게, 낮을수록 푸르게 나타난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미선 기상청장은 18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2026 기상청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재난과도 같은 극한 기후가 이어지며 기존 특보 체계를 손봤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먼저 폭염특보를 바꾼다. 견딜만한 더위와 재난 수준의 더위를 구분한다. 이에 따라 최고 체감 기온에 따라 주의보와 경보로 나뉜 이전 특보 단계에 ‘폭염중대경보’를 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부터 일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폭염에 활용할 계획이다. 밤잠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주의보도 새로 만들었다.

100년, 200년에 한 번 내린다던 시간당 100㎜ 이상 극한 호우에도 대비한다. 이 같은 강수량은 지난해에만 16회, 올해는 15회나 발생했다. 기상청은 상위 단계인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대비하고 특보 구역도 세분화할 방침이다. 잦은 알림으로 재난 상황에서 국민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불편한 것과 생명을 잃고 집이 무너지는 건 다르다”며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알리는 것이 정부와 기상청의 역할”이라고 했다.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도 바뀐다. 내년 6월부터 지진피해 가능성이 높은 지진 발생 주변 지역에는 현장경보를 발령한다. 지진 현장경보는 예상진도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보내는 알림이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의 대규모 지진에도 대비한다. 최근 지진 위험이 커진 ‘난카이 해곡’까지 범위를 넓혀 국외지진 조기경보를 보낸다는 구상이다. 현재 기상청은 일본 규슈에서 규모 ‘5’ 이상 및 국내 예상진도 ‘4’ 이상일 때 이 경보를 보낸다. 이 청장은 “(난카이 해곡에서) 내일 대규모의 지진이 나타나도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맞춤형 기상서비스도 제공한다. 정부의 202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확정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이 빨라지는 데 발맞춘 정책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량 및 수요 예측을 위한 자료를 생산해 이를 온라인에 공개할 방침이다.

이 청장은 “전 세계 기상청은 재생에너지 수요 예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중요도도 더욱 커진 만큼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상청은 기후 변화 감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 특히 6시간 이내의 초단기 예측부터 3개월 기후까지 예측 가능한 AI 기상·기후 파운데이션 모델 설계를 내년 12월 전에 완료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기상청은 기후재난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과학 기반의 기후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년 달라지는 기상·기후·지진 정책. (사진=기상청 제공)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