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검사 입장서 상소가 깔끔…당하는 쪽 엄청 괴로워"(종합)

사회

뉴스1,

2025년 12월 19일, 오후 05:29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법무부가 검찰의 항소·상고(상소)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데 대해 "합당하게 잘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검사들 입장에서는 그냥 원래 하던 일이니까 상소하고 항고, 재항고, 또는 상고하는 게 깔끔하긴 한데 당하는 쪽에서는 엄청 괴로운 일"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국가의 본질적인 폭력이고, 국가 형벌권과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는 절차적 정당성도 있어야 하고 실체적 정당성도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며 "일본에 비해 상소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더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초코파이 절도 사건'을 언급하며 "제도적으로 경미한, 처벌 가치가 없는 것은 (기소를) 안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 다른 나라들은 그런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앞서 "10원짜리 길에 떨어진 옷핀 주워가고 신고 안 하면 점유이탈물횡령인데 그런 경우 굳이 기소해야 하느냐"며 짚은 말이다.

그는 "법률제도 상으로 경미한 범죄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은 죄가 되면 액수가 10원, 20원 등 적더라도 이론적으로는 어쨌든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느냐. 일선 검사들은 기소유예하려는데, (피의자가 전과) 기록도 있고 하면 문책당할까 싶어 기소해 버리고 이럴 수도 있다"면서 "(검사들이 기소하지 않을) 그 길을 하나 만들어줘야 되지 않나 싶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국민들이 (그런 부분은) 공소권 남용이나 오용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면서"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초코파이 1000원짜리 왜 기소한 것이냐"고 물었고, 구 차장검사는 "피해자에 해당하는 회사에서 강한 처벌 희망의 의사를 표시했고 그 부분이 (양측) 화해가 없이 끝까지 가다 보니 기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구 차장검사는 이어 "알다시피 지금 상고를 포기해서 사건은 종료됐는데 그 과정에서 결국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도의 공소권을 행사하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이번 기회를 통해서 된 것 같다"며 "저희들도 관련해서 경미한 범죄를 어떻게 할지 지침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 형벌 규정이 많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 만능주의에 빠져서 잘못하기만 하면 무조건 처벌 조항을 넣는데 실효성이 없지 않았냐"며 "실효적 제재는 경제제재이기 때문에 경제제재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엇을 처벌하려고 하면 수사하는데도 엄청난 역량이 투여된다"며 "기소하고 공판 유지하고 재판하고 해봐야 몇 년 지난 다음에 기껏해야 집행유예 받아서 처벌 제재 효과도 거의 없는데 국가역량이 너무 많이 소모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교란 범죄에 대해서도 "엄정한 태도를 보이고 시도 자체를 못 하게 막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너무 많이 방치됐다. 걸리면 재수 없어 걸리고 통상 안 걸린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 확실하게 깨주길 바란다"며 "요즘 많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숨어서 하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검 업무보고 말미에 "대검은 검찰청 업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신체적 구속을 가하거나 그들의 인생 자체를 재단할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을 갖고 있는데, 그 권한이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구 차장검사는 "알겠다"라고 답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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