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영의 安건강]연말 잦은 술자리…간은 말없이 병든다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전 11:39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연말이 되면 각종 모임과 회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음주 횟수도 증가한다. 한 해의 마무리를 축하하는 자리가 많아지는 만큼, 우리 몸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간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물질의 대사와 해독 작용을 담당한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로도 알려져 있어,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료=질병관리청)
이 중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 손상을 알코올 간질환이라고 한다. 알코올이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켜 생긴다. 과음이 반복되면 간세포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금주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알코올 간염으로 진행되고, 더 나아가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염, 과도한 음주, 비만 등으로 인한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손상되고, 그 자리를 딱딱한 섬유 조직이 채워 간이 굳어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 △황달 △복수 △부종 △식도정맥류 출혈 △간성뇌병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6개월마다 상복부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포함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이미 진행된 간경변증은 완전한 회복이 어렵지만, 원인이 되는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금주 △균형 △잡힌 식사 △염분 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이미 간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소량의 음주도 삼가야 한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안주와 함께 천천히 마시고,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금주일로 정해 간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약물 복용은 피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경우라도, 각종 제제를 과량으로 섭취하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한 간의 기본은 올바른 식습관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양질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고, 가공식품이나 고지방 음식, 고당분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유지하며, 야식이나 폭식은 가능한 한 피한다.

꾸준한 운동은 체중 관리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이 되어 지방간 예방과 개선에 효과적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최소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실천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 강도와 시간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조절하되,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성 간질환이나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다. 6개월마다 상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크므로 검진을 미루지 말고, 이상 소견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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