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방광살리기] 하루 10~15회 화장실 찾아 더 괴로운 빈뇨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1일, 오전 12:04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됐다. 뚝 떨어진 기온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위협한다. 또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날씨가 추워지면 유독 소변을 자주 보거나,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겨울철 악화되는 배뇨 장애, 그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겨울철 빈뇨(잦은 소변) 증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명확한 신체적 이유가 있다. 첫째, 수분 배출 경로의 변화다.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되던 수분이 겨울에는 줄어들면서, 그만큼 소변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둘째, 근육 수축과 에너지 소모다. 추운 날씨는 전신의 근육을 움츠러들게 하는데, 이때 방광 근육도 함께 수축하며 예민해진다. 또한 우리 몸이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면서, 노폐물 배출 욕구가 잦아져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10~15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다면 이는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닌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 ‘오줌소태’라 불리는 방광염이다. 방광염은 찌릿한 배뇨통, 참기 힘든 급박뇨, 시원치 않은 잔뇨감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많은 과민성 방광, 극심한 골반 통증을 유발하는 간질성 방광염, 그리고 남성들의 전립선비대증 및 전립선염까지, 질환의 이름은 달라도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고통은 바로 빈뇨다. 실제로 필자가 전립선 및 방광 질환자 6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45%가 주간 빈뇨를, 35.4%가 야간 빈뇨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뇨는 일상을 파괴한다. 외출이나 모임이 두려워지고, 화장실이 없는 고속버스 같은 장거리 교통수단은 공포의 대상이 된다. 밤마다 화장실을 가느라 잠을 설치면 만성 피로와 우울감까지 찾아온다. 만성방광염 환자들 중에는 이러한 악순환으로 일상과 생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소변을 자주 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방광 기능의 약화에 있다. 선천적으로 방광이 약하거나,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 잦은 염증의 재발, 혹은 허리 부상 등으로 방광으로 가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많은 환자가 당장 소변 횟수를 줄이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주로 방광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물을 처방하여 소변을 덜 보게 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일 뿐, 약해진 방광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한의학적 치료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약해진 방광의 근육을 강화하고 탄력성을 회복시켜, 방광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치료다. 방광과 신장의 기능을 북돋아 스스로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힘을 길러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광염이나 전립선 질환은 방치할수록 만성으로 이어져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평소보다 소변 횟수가 늘었거나, 소변을 볼 때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날이 풀리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자신의 방광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잃어버린 방광의 탄력을 되찾아주는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건강한 방광이 활기찬 겨울을 만드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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