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립청년 지원 5년…참여자 절반 사회진입·고립감 13% 감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2일, 오전 11:55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참여자 절반 이상이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시는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지원체계를 청소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고립은둔청소년 지원사업 성과공유회에서 한 청년이 클라이밍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스스로 일어설 힘 기를 수 있는 공간…“일상 회복에 가장 큰 도움”

서울시는 22일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보고회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책 세미나를 비롯해 한 해 동안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에 공헌한 지원기관 관계자와 협력 기관에 대한 표창 수여도 이뤄졌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목표를 향해 다시 일어서는 힘을 기르게 됐다고 말했다. 19세부터 고립·은둔을 반복해온 A씨는 “동물을 좋아하고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서 꿈을 포기한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사업에 10번 참여한 뒤 일상을 회복하면서 다시 꿈을 꾸게 됐다”며 “센터를 통해 서울시 일자리 사업을 알게 됐고 바라던 동물과 일할 수 있는 직장에 지원해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 참여 청년 B씨는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니까 조금이라도 한 번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었다”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사업 참여 만족도 조사에 응답한 239명 중 56%(134명)는 경제활동을 시작했고, 74%(177명)는 직업훈련·교육과 자격증 취득을 통해 진로를 탐색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자들은 지원사업이 ‘일상 회복(40.2%)’에 가장 이로웠다고 답했다. 뒤이어 자기인식과 심리 안정(33.5%), 사회진입 시도(17.6%), 대인관계 개선(8.8%)에서 도움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고립감도 사업 참여 전과 비교할 때 13%, 우울감은 2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 청년 대책 낸 서울시, 내년에는 청소년도 챙긴다

올해 시가 발굴했거나 자발적으로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청년은 4681명으로 전년대비 254% 증가했다. 시는 이중 사회적 고립 척도검사를 거친 1691명 대상으로 116여개를 1만 190회에 걸쳐 제공했다. 각 사업은 청년의 고립감 정도와 유형, 욕구에 따라 △일상 회복 △관계망 형성 △직무역량 강화 등 주제별 34개 세부 사업으로 구성됐다.

2021년 광역 단위로 지원사업을 시작한 서울시는 2023년에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 청년 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해 발굴부터 회복, 사회진입까지 단계별 지원체계를 갖췄다. 지난해 9월에는 고립·은둔청년의 지원을 전담하는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열어 ‘광역~권역~생활권’에 걸친 발굴·지원체계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고립·은둔에 대한 이해를 기를 수 있도록 가족에게도 소통 교육과 자조 모임, 심리상담 지원을 병행했다. 지난 16일 서울시 건강·의료 명예시장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의 강연에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의 성과와 개선점을 분석해 고립·은둔 청년 지원모델을 고도화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초기 개입과 예방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정책 대상을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까지 넓혀 부모 교육을 제공하고, 가정에서 청소년기부터 고립·은둔 위기의 징후를 조기 포착해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는 떴지만 아직도 햇살을 따사롭게 느끼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을 텐데 이런 변화를 위한 노력이 굉장히 좋은 통찰을 주지 않을까 싶다”며 “이미 변화를 만든 분들이 더 좋은 변화의 촉진제 역할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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